
월트디즈니컴퍼니가 최근 공개한 실사화 영화 '백설공주'가 원작 파괴 논란 속에서 위태로운 성적으로 출발했다.
23일(현지 시각)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 · 할리우드 리포터 등에 따르면 백설공주는 개봉 첫 주 북미 시장에서 4220만 달러(약 620억원)의 수익을 벌어들이며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미국 내 1위지만 수익은 저조하다. 이는 지난 2019년 개봉한 디즈니 실사 영화 덤보(4500만 달러)는 물론 마찬가지로 원작 파괴 논란이 있던 인어공주보다도 낮은 수치다. 인어공주는 개봉 첫 주 8610만 달러의 티켓 수익을 올렸다.
영화 '백설공주'는 동화 원작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1937)를 실사화한 뮤지컬 영화다.
작품중 눈처럼 새하얀 피부를 가진 것으로 묘사되는 백설공주 역에 라틴계 미국 배우 레이첼 지글러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으로 제작 초반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피부색 뿐만 아니라 그는 원작에 대해 “시대에 뒤떨어진 작품”, “왕자는 공주의 스토커 같은 존재” 등 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아 팬들의 분노를 샀다.
또, 왜소증 배우를 캐스팅하는 대신 난쟁이역을 모두 CG로 대체하고 제목에서 '일곱 난쟁이'를 뺐으며, 여왕 역으로 캐스팅된 이스라엘 출신 배우 갤 가돗의 과거 이스라엘 옹호 발언이 문제가 됐다.

개봉 전에 업계는 백설공주가 개봉 첫 주, 전 세계적으로 1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8610만 달러(북미 4220만 달러, 그 외 4390만 달러)에 그쳤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업계 분석을 인용해 “백설공주는 마케팅 비용에만 약 1억 달러, 제작비에 2억 7000만 달러가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라며 “흥행 안전망에 들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5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여야 한다. 3억 달러 또는 4억 달러에 도달하기도 어려워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개봉 초반부터 혹평 세례가 이어지고 있어 이를 뒤집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외신들의 평가다.
지난 2024년 '무파사: 라이온 킹'은 북미 시장에서 개봉 첫 주 3540만 달러(약 520억원)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시작했지만 호평을 받으며 최종 7억 1800만 달러의 수익으로 성공했다. 또한 2023년 개봉한 '엘리멘탈'도 한국에서 특히 입소문을 타면서 5배 수익을 거뒀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가장 큰 차이점은 두 영화(라이온킹, 엘리멘탈)는 실망스러운 리뷰로 시작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면서 “디즈니 실사화 작품은 거의 모든 작품이 시네마스코어에서 A 등급을 기록했다. 백설공주만 B+”라고 지적했다.
북미 관객은 엑스(X · 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 극장에서 백설공주 좌석이 비어있는 모습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디즈니 공매도할 때가 됐다”, “황금 시간대인 워싱턴 DC 대도시 지역의 토요일 아이맥스관에서 이런 자리는 난생 처음 본다”, “이미 재앙이다” 같은 반응을 보였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