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880억원 규모 부당대출 사건에 연루된 직원을 일벌백계하고, 임직원 친인척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기로 했다.
김성태 기업은행장은 26일 기업은행 본점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전일 발표된 금융감독원의 부당대출 감사 결과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IBK 쇄신 계획'을 발표했다. 김 행장은 “이번 일로 IBK에 실망했을 고객님과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금감원의 감사 결과를 철저한 반성의 기회로 삼아 빈틈없는 후속조치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행장은 이번 부당대출의 원인을 내부통제와 업무 프로세스의 빈틈, 시스템의 취약점과 함께 부당한 지시 등 불합리한 조직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진단했다.
조직문화 쇄신을 위해 기업은행은 사건 연루 직원에 대한 일벌백계한다는 계획이다. 경영진의 일탈 및 내부통제 미흡에 대해서는 직무해임 등 중징계를 통해 의무와 책임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부당대출 발생을 시스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임직원 친인척 정보 DB도 구축한다. 친인척을 통한 이해상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다. 매 대출 시마다 담당직원과 심사역으로부터 '부당대출 방지 확인서'를 받고, '승인여신 점검 조직'을 신설해 영업과 심사업무 분리 원칙을 지켜지도록 할 계획이다.
내부통제를 무력화시키는 부당지시 관행을 완전히 뿌리 뽑기 위해 부당지시자를 엄벌하고, 이를 이행한 직원도 처벌해 적극적으로 부당지시 이행을 거부토록 제도화하기로 했다. 외부에 위치한 독립적인 내부자신고 채널 신설, 내부고발자에 대한 불이익 원천 차단, 자진신고자 면책 조치 등도 추진한다.
검사업무도 쇄신한다. 감사 프로세스 점검과 비위행위 등에 대한 검사부 내부 고발을 담당하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고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감사자문단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 이날 발표한 쇄신 계획의 지속성을 위해 'IBK쇄신위원회'를 구성해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
김 행장은 “아무리 좋은 제도와 시스템이 있어도, 우리 스스로가 변화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쇄신은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IBK 임직원 모두가 '곪은 곳을 송두리째 도려내어 완전히 새롭게 거듭난다'는 환부작신(換腐作新)의 자세로 업무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