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그룹이 12조원(약 80억달러)을 투자한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HMGMA)을 준공하고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자동차 관세 영향으로 현지 생산 체제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겠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 엘라벨에 건립하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준공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송호성 기아 사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헬 카브레라 조지아공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정의선 회장은 “이틀 전 백악관에 가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새롭고 더 큰 투자를 발표하게돼 큰 영광이었다”면서 “현대차그룹은 기술과 자동차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닌 무엇보다 관계에 투자한다. 우리는 단지 공장을 짓기 위해 이곳에 온 곳이 아니라 뿌리를 내리기 위해 왔다”라고 말했다.

HMGMA는 80억 달러(약 11조7000억원) 투자해 30만대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지난해 10월 현대차 전기 스포츠유티릴티차(SUV) 아이오닉 5에 이어 3월 전기 플래그십 SUV 아이오닉 9 양산에 돌입했다.

HMGMA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36만대), 기아 조지아 공장(KaGA·34만대)에 이어 미국 세 번째 공장이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등 3개 브랜드 전기차를 만드는 세계 유일의 생산 시설이 된다. 여러 차종의 전기차를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현지 고객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함이다. 기아는 내년 중반 신규 전동화 모델을 추가 생산할 예정이며, 향후 제네시스 모델로 생산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하이브리드차도 내년부터 투입하면서 미국 시장 소비자의 다양한 친환경차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1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2005년 HMMA를 가동하며 현지 생산 도전장을 내민 지 20년 만에 이룬 성과다. 2000년 40만대에 머물던 판매량도 지난해 171만대로 급증하며 국내(125만대)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HMMA(36만대)과 KaGA(34만대)에 더해 HMGMA를 현재 30만대에서 20만대 증설, 향후 120만대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HMGMA를 최고 수준의 미래형 혁신 공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실증 개발한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을 도입하기로 했다. 메타플랜트는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생산 거점 '플랜트'(Plant)의 합성어로, 현재의 한계를 초월하는 새로운 창의성 중심이 되겠다는 의미를 내포했다. 따라서 현대차그룹은 HMGMA 근로자도 '메타프로'(Meta Pros)로 명명했다.
HMGMA는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총 200만대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톱3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에선 아이오닉 5, 아이오닉 9 등 현지 생산을 바탕으로 전기차 판매 확대를 노리고 있다.

엘라벨(조지아주)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