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콘텐츠는 세계로 뻗었지만, 산업의 뿌리는 흔들리고 있다. K콘텐츠는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국내 산업은 수익성 악화와 투자 위축으로 위기에 놓여 있다. 아이러니다.
1일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산업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K콘텐츠 수출액은 약 133억달러(약 19조 6000억원)로 10년 전보다 155% 이상 증가했다. 2014년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52억7351만 달러였다.
드라마·음악·웹툰 등 전 분야에서 글로벌 수요가 확대됐고, 전 세계 한류 팬 수는 2억 2500만명을 넘어섰다. 〈관련기사 13면〉
그러나 국내 콘텐츠 산업 현장은 다른 양상이다. 삼일PwC경영연구원에 따르면 드라마 제작비는 2013년 회당 3억 7000만원에서 2023년 30억원 이상으로 급증했다. 무빙, 택배기사, 경성크리처의 회당 제작비는 30억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방송 광고시장 위축 영향과 IP 미확보 영향으로 회수 가능한 수익은 줄어드는 추세다. 방송광고 시장은 2014년 3조 3000억원에서 2023년 2조 5000억원대로 24% 감소했고, 영화 관객 수도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반토막 난 상태다.
특히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의존도는 갈수록 심화되는 반면, 국내 제작사의 협상력은 약화되고 있어 수익 배분 구조의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K웹툰 역시 북미·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지만, 최근에는 글로벌 플랫폼 경쟁 심화로 인해 수익 배분 구조와 현지화 전략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K팝 역시 성장세가 주춤하며 미래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K콘텐츠는 지난 30년간 내수 중심 산업에서 글로벌 문화 강국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BTS,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은 한국 콘텐츠의 위상을 세계 무대에 각인시킨 상징적 성과로 평가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치솟는 제작비, 낮은 수익 회수율, 글로벌 플랫폼 종속이라는 구조적 취약성이 자리하고 있다.
전자신문은 'K콘텐츠 리부트' 기획을 통해 K콘텐츠의 성장 과정을 되짚는 동시에, 산업이 당면한 과제를 점검한다. 콘텐츠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재정의하고, 민간의 창의성과 정부 정책이 맞물리는 지속 가능 전략을 통해 글로벌 리더십의 기반을 다지는 해법을 업계와 함께 모색해 볼 예정이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