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이어 프린스턴도… 트럼프 예산 삭감 대상 된 아이비리그

컬럼비아대 시작으로 4번째
'反유대주의 근절' 요구하며
60개 대학 보조금 삭감 압박

아이비리그에 포함된 미국 명문 프린스턴 대학교. 사진=프린스턴대학교
아이비리그에 포함된 미국 명문 프린스턴 대학교. 사진=프린스턴대학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명문대학들의 정책 변화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연방정부 지원금을 잇따라 옥죄고 있다. 하버드에 이어 프린스턴대학교까지, 아이비리그 절반이 연구지원금 종료를 통지받았다.

1일(현지 시각) AP 통신에 따르면 크리스 아이스그루버 프린스턴대 총장은 이날 학생과 교직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 연방정부 기관들로부터 수십 종의 연구지원금에 대한 종료를 통지받았다고 전했다.

서한에 따르면 프린스턴대는 미 에너지부와 국방부, 항공우주국(NASA641) 등 연방정부 기관으로부터 지원금 종료 통지를 받았다. 다만 구체적인 지원금 종료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아이스그루버 총장은 “이번 조치의 근거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프린스턴은 법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미국 내 60개 대학에 서한을 보내 캠퍼스에서 유대인 학생을 보호하지 못하면 민권법에 따른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여기에 프린스턴대도 포함됐다.

아이스그루버 총장은 “우리는 반유대주의를 포함해 모든 형태의 차별에 맞서 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반유대주의 퇴치를 위해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며 “프린스턴은 또한 학문의 자유와 대학의 적법 절차 권리를 강력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방 연구 자금을 주요 수입원으로 하는 미국 대학교들에 트럼프 행정부는 보조금 삭감 압박은 큰 위협으로 작용한다.

교육부 등은 지난달 7일 아이비리그 명문 컬럼비아대를 상대로 4억 달러(약 5900억원) 규모의 연방계약 및 보조금을 즉시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펜실베이니아대에는 트랜스젠더 스포츠 정책을 문제 삼아 1억7500만 달러(약 26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중단했고, 지난달 말에는 하버드대와 맺은 2억5560만 달러(약 38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컬럼비아대에 대한 압박에 아이스그루버 총장은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수십 년 만에 미국 대학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리고 한 달 만에 그가 총장으로 있는 프린스턴 대학교까지 예산 삭감 통보를 받게 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