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파면]외신, 긴급 타전…“한국 민주주의 시험대 넘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기일인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외신기자가 보도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기일인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외신기자가 보도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자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주요 기사로 신속히 보도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의 최고 재판소가 만장일치로 윤 대통령을 파면하기로 했다”며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 민주주의 안전장치의 시험대를 넘어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할 길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국민의 저항과 국회의 표결에 이어 사법부도 윤 대통령이 행한 민주화 이후 최초의 계엄 시도를 거부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윤 대통령이 입법적 교착 상태를 타개하겠다며 좌절된 계엄 시도로 국회에 군대를 보내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지 4개월 만에 파면됐다”며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한국의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을 파면했다. 한국에 수십년 사이 최악의 정치적 위기를 촉발시킨 계엄령 선포와 관련해 국회의 탄핵을 인용했다”면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윤 대통령이 헌법에 따라 부여된 권한을 넘어서는 힘을 사용해 의무를 위반했고 그 결과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하고 그의 직위를 박탈했다”며 “윤 대통령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탄핵된 지도자가 됐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촉발된 공포가 파면으로 해소됐다”며 “이 역사적인 결정은 한국 민주주의가 걷는 여정에서 중요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4일 울산시 남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윤석열즉각퇴진 울산운동본부와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에 손팻말을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울산시 남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윤석열즉각퇴진 울산운동본부와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에 손팻말을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신들은 이번 결정으로 인해 정치적 혼란이 종식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NYT는 “이번 결정으로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한국은 수개월간의 정치적 혼란 이후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법원의 이같은 결정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로 촉발된 정치적 혼란을 종식시키고 국가가 나아갈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열망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반면, 일부 외신들은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쉽게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내놓았다.

AP는 “그간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탄핵으로 나라는 정치적 혼돈에 빠졌다”며 “전문가들은 지지자들의 시위가 격화되는 등 국가적 분열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에도 그림자를 드리웠던 정치적 위기가 이날 선고로 종지부를 찍었다”면서도 “계엄 선포로 촉발된 정치적 난맥상이 완화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4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TV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4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TV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윤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탄핵 찬성·반대 집회에서 나온 상반된 반응도 보도했다.

BBC는 “선고를 앞두고 거리로 나온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사이에서는 슬픔과 기쁨의 눈물이 엇갈렸다”며 “경찰은 혹시 모를 폭력 시위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