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 1만 2500년 전 멸종한 '다이어울프'(Dire Wolf)의 유전자로 새끼 늑대들이 태어났다.
7일(현지 시각) 미국 CNN·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생명공학회사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이하 콜로설)는 최근 유전자 편집 기술을 통해 멸종한 다이어 울프를 복원했다고 밝혔다.
다이어울프는 빙하기 미국과 캐나다 남부에 서식했던 것으로 알려진 늑대다. 회색늑대보다 몸집이 약 25% 더 큰 몸집을 가졌으며, 뼈를 으스러뜨릴 수 있는 강한 이빨과 턱뼈를 가져 말과 들소 같은 대형 초식동물을 먹이로 했다.


매머드처럼 잘 알려진 멸종 동물은 아니지만 미국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스타크 가문의 상징으로 등장해 인기를 모았다. 판타지 작품 속에 등장했지만 실제 지구에 살았던 멸종 동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다이어울프는 현재 가장 흔한 늑대종인 회색늑대와 유전자가 99% 이상 일치한다. 하지만 8개 유전자가 달랐다.
이에 회사는 다이어울프의 치아 화석(1만 3000년)과 머리뼈 화석(7만 2000년)에서 추출한 DNA 정보를 바탕으로 회색 늑대 유전자 20개를 편집했다. 다만 15개는 배아에 사용했지만 5개는 청각 장애와 실명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도입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유전자를 편집한 배아를 대리모 어미 개에게 이식했고, 62일 만에 다이어울프와 닮은 늑대 3마리가 태어났다.


각각 6개월된 수컷 로룰루스와 레무스, 2개월된 암컷 칼리시다.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로마 건국 신화에서 늑대에게 길러진 로마 초대 국왕과 그 쌍둥이, 칼리시는 '왕좌의 게임'에 등장하는 주인공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 새끼 늑대들은 강아지처럼 귀여운 모습이지만 다이어울프의 특징을 타고 났다. 또래의 회색늑대보다 몸집이 20% 더 크고 옅은 색 털이 두껍고 빽빽하게 나 있을뿐 아니라 꼬리털도 이례적으로 덥수룩하고 목에 갈기와 같은 털이 자라고 있다.
콜로설 최고과학책임자인 베스 샤피로는 이번 사례를 “멸종에서 되살리는 데 성공한 최초의 사례”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실제 이를 '복원 성공 사례'로 평가할지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있다.
코넬대 유전학자 애덤 보이코는 복원된 새끼들이 다이어울프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회색늑대와 다이어울프를 구별하는 유전자가 더 많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진정한 복원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이 늑대들이 고대 늑대들과 다른 먹이를 먹고 있어 실제 다이어울프와는 구분되는 장내 미생물을 가지게 될 것이며, 고유한 습성을 배울 수 있는 다이어울프 무리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편, 콜로설은 매머드, 도도새 등 멸종 동물 복원을 연구하는 생명과학회사다.
지난달에는 매머드 복원 테스트 일환으로 쥐의 유전자를 편집해 털복숭이 쥐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