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나 공화국(이하 가나)에서 가장 키가 큰 남성으로 알려진 술레마나 압둘 사메드(별명 '아우체')가 3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고향을 비롯한 가나 전역에서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사메드는 전날 고향인 감바가 마을에서 남쪽으로 약 160km 떨어진 북부 도시 타말레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사망 원인은 다리에 난 상처가 감염되면서 발생한 합병증으로 알려졌다.
친척 술레마나 압둘 쿠두스는 “그가 얼마나 너그럽고 친절했는지 모두가 알고 있다”며 “부고 소식에도 많은 이들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의 집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하우사어로 '가자(Let's Go)'라는 뜻을 가진 '아우체'로 불린 그는 신체 결합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 질환인 마르판 증후군과 거인증을 앓아왔다. 마르판 증후군을 가진 경우 큰 키과 긴 손·발가락 등 골격계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가 어릴 적부터 유난히 키가 컸던 것은 아니다. 22세 무렵 수도 아크라의 한 정육점에서 일하던 중 혀가 부어올라 호흡이 힘들어지는 증상을 처음 겪었고, 이후 전신이 급격히 자라기 시작했다.
마르판 증후군으로 인해 척추가 심하게 굽는 등 건강이 악화되면서 그는 9년 전 운전기사의 꿈을 포기하고 고향 감바가로 돌아왔다. 축구 등 운동을 즐기던 이전과 달리 단거리 보행조차 힘겨워졌고 사회생활에도 큰 제약이 따랐다.
그럼에도 아우체는 자신의 삶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으며 지역 사회의 유명인사로서 많은 이들에게 밝은 에너지를 전달했다.
사메드는 당초 키가 289cm로 측정돼 전 세계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그러나 BBC가 검증한 결과 실제 키는 224cm로 확인됐다. 사망 전까지 키가 더 자랐을 가능성도 높다. 정확한 측정 기록이 없던 그에게 BBC의 취재는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우체는 가나 북부 지역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어디를 가든 고향 감바가를 알렸고, 지역 주민들에게는 큰 자부심이자 정체성을 부여하는 인물이었다.
최근 그는 비싼 의료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던 중 존 마하마 가나 대통령의 동생이자 사업가인 이브라힘 마하마로부터 타말레 교육 병원 치료비 전액을 후원받기도 했다. 그러나 의료진의 치료 시도에도 불구하고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한편 유족들은 고향 감바가 마을에 수많은 추모객이 한꺼번에 몰릴 것을 우려해 장례를 감바가 대신 타말레에서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