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통위, 구글·애플 인앱결제 강제에 총 637억원 과징금…외부결제 허용 명령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가운데)이 2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2026년 제46차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가운데)이 2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2026년 제46차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 행위를 위법으로 판단하고 총 637억1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양사는 앞으로 앱 개발사가 외부링크 등을 통해 다른 결제수단을 실질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결제정책을 바꾸고 제3자 결제 수수료 체계도 개선해야 한다.

방미통위는 28일 제46차 전체회의를 열고 구글과 애플의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구글 429억원, 애플 208억1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2021년 앱 마켓사업자의 특정 결제방식 강제와 앱 심사 부당 지연 등을 금지하도록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한 이후 실제 제재가 이뤄진 첫 사례다. 2023년 10월 최대 680억원 규모 과징금 부과 방침을 밝힌 지 약 3년 만에 최종 처분이 내려졌다.

방미통위는 구글과 애플이 자사 인앱결제와 제3자 결제만 허용하고 외부결제 등 다른 방식을 제한해 사실상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했다고 판단했다.

양사는 제3자 결제를 허용하면서도 자사 인앱결제보다 4%포인트 낮은 26% 수수료를 부과했다. 방미통위는 결제대행사(PG) 수수료와 별도 결제시스템 구축·정산 비용 등을 감안하면 개발사가 제3자 결제를 선택할 유인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봤다.

구글은 결제방식별 요금 표시를 제한하고 애플은 제3자 결제를 적용하기 위해 별도 앱을 제출하도록 하는 등 추가 조건도 부과했다. 방미통위는 이 같은 조건이 개발사의 결제수단 선택을 어렵게 해 결과적으로 자사 인앱결제를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효과를 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구글과 애플은 앱 안에서 외부링크를 통한 별도 결제수단을 제공하는 등 인앱결제와 제3자 결제 외 방식도 실질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 제3자 결제에 적용하는 수수료 정책도 손봐야 한다.

다만 외부결제를 허용하더라도 구글과 애플이 별도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방미통위는 이날 전체회의 후 질의응답에서 “수수료율 자체를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수준은 사업자 간 협의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에는 제3자 결제 이용 과정에 적용되는 이용자경험(UX) 가이드라인 개선을, 애플에는 별도 앱 제출 요건 등 제3자 결제 이용 과정의 불편을 줄이는 조치도 각각 명령했다.

시정명령을 받은 날부터 1개월 안에 이행계획서를 제출하고 3개월 이내 개선을 완료해야 한다. 방미통위는 실제 정책 변경이 시정명령 취지에 부합하는지 점검할 방침이다.

앱 심사 지연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방미통위는 구글과 애플이 앱 심사가 늦어지는 경우 구체적인 사유를 알리지 않거나 개발사가 문의해도 향후 일정 등을 명확하게 안내하지 않아 앱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했다고 판단했다. 양사는 심사 지연 사유 등에 대해 적절한 답변이 이뤄지도록 관련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

애플에는 국내외 개발사 간 수수료 차별 문제도 적용됐다. 애플은 2015년 7월부터 2023년 1월까지 해외 개발사에는 최종 소비자가격에서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공급가액을 기준으로 30% 수수료를 적용하면서 국내 개발사에는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최종 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했다.

방미통위는 이를 국내 개발사에 경제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적용한 이용자 이익 저해 행위로 판단하고 동일·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했다.

이번 과징금은 구글의 특정 결제방식 강제 325억원과 앱 심사 부당 지연 104억원, 애플의 특정 결제방식 강제 123억원과 앱 심사 부당 지연 37억9000만원, 국내외 개발사 차별적 수수료 부과 47억2000만원을 합산한 금액이다.

당초 2023년 제시됐던 최대 680억원보다 최종 과징금이 줄어든 것은 당시 금액이 법령상 부과상한액을 기준으로 한 추산치였다는 설명이다. 방미통위는 실제 위반행위 관련 국내 앱 마켓 매출액을 산정하고 위반 정도와 기간, 가중·감경 사유 등을 반영해 최종 과징금을 확정했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은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앱 마켓 생태계는 앱 마켓사와 개발사 간 협력적 공생관계 속에서 이뤄질 수 있다”며 “이번 제재조치가 앱 개발사와 최종 이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시장 구조 변화의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글은 지난 3월 외부결제 허용과 서비스 수수료 인하 등을 담은 글로벌 결제정책 개편안을 발표했으며 국내에는 오는 12월 31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아직 시행 전인 만큼 이번 과징금 산정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애플 역시 앱마켓 거래환경 개선을 위한 자율 개선 방향을 방미통위에 제시했다.

방미통위는 두 회사의 정책 개편이 국내 시장에 안착하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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