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연구기관과 언론에서 K푸드가 세계인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K팝·K드라마를 계기로 시작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실제 구매와 반복 소비로 이어지면서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생활 속 식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진단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주립대 아킬라 트리스티안티 연구원은 최근 자국 학술지 '저널 오브 소셜 스터디스'에 게재한 논문에서 K푸드를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확장하는 소프트파워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논문은 K푸드에 대해 단순한 식품 소비를 넘어 국가 정체성을 형성하고 서로 다른 문화권의 감정적 유대를 만드는 매개라고 풀이했다. 특히 해외 교민사회와 한류 콘텐츠,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 알고리즘이 결합하면서 K푸드 세계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공간에서 형성된 한국 음식에 대한 호감이 실제 소비로 이어지는 문화적 기반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해외 유통 현장에서는 K푸드의 소비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는 최근 북미와 유럽에서 한국 음식이 전문점이나 일회성 외식 메뉴를 넘어 일상적인 장보기 품목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유통업체들이 한국 식품을 별도로 마련한 세계 음식 코너에만 배치하지 않고 매장 곳곳에 진열하는 변화도 나타났다. 한국 식품이 낯선 외국 음식을 경험하는 특별한 선택지에서 평소 장바구니에 담는 상품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현지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제품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한국식 매운맛을 현지화한 제품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일 일본 식품업계에서 단맛과 매운맛을 결합한 '스와이시(SWICY)'가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양재팬은 지난달 카라멜 같은 단맛과 매운맛을 조합한 스와이시 불닭볶음면을 일본에서 출시했다. 기존 불닭볶음면의 강한 매운맛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까지 공략하기 위해 맛의 선택지를 넓힌 것이다. 농심도 상반기 일본에서 단맛과 산미를 더한 신라면 제품을 선보이며 현지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미국 식품업계의 트렌드 전망에도 한국 음식이 이름을 올렸다. 식품 데이터 분석업체 데이터센셜은 '2027 트렌드 보고서'에서 한국식 매운 치킨을 뜻하는 '불닭'과 '막걸리'를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식품·음료로 꼽았다. K푸드가 특정 국가의 유행을 넘어 글로벌 식품업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맛과 메뉴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본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식품은 소비자의 입맛과 식습관에 크게 영향을 받는 만큼, 일회성 구매를 반복 소비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K푸드의 성장세 지속을 위한 효과적인 시장 공략 전략 수립도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윤소진 기자 so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