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비전과 대중을 설득하는 힘, 신비로운 영감, 완벽함에 대한 집착.`
CNN은 1년 전 사망한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에 대한 기획기사에서 그를 이렇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잡스가 가진 이 같은 특징을 가진 인물이 IT 분야에 또다시 나타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그런 인물은 다시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게 안전할 것 같다”고 전했다.
CNN은 그럼에도 “고려해볼 가치가 있다”며 잡스를 이을 만한 IT 분야 후계자 7명을 꼽았다. 지난 1년간 CNN을 비롯해 잡스 후계자를 다룬 폭스뉴스, 월스트리트저널, PC월드, CNBC 등에서 가장 빈번히 등장한 인물 등을 대상으로 선정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 등이 주인공이다.
베조스 아마존 CEO는 잡스 후계자를 논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한다. 차고에서 창업한 스토리부터 청중을 휘어잡는 유려한 프레젠테이션까지 여러 방면에서 둘은 유사점이 많다. 잡스가 아이폰과 아이패드 시리즈를 내놓은 것처럼 베조스도 킨들 시리즈를 내놓으며 `게임의 법칙`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롭고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회사를 이끈다는 점도 닮았다.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역시 잡스만큼이나 유명한 창업스토리(하버드대 기숙사)를 가지고 있다. `스마트기기=잡스`라는 등식이 성립하듯 `소셜네트워크서비스=저커버그`라는 등식도 유효하다. 남들과 다른 자기만의 비전을 추구한다는 점 역시 두 사람의 공통점이다. 청바지와 검은색 폴라티로 상징되는 잡스처럼 후드티는 저커버그와 그의 도전정신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다.
지난 7월 야후 CEO로 깜짝 발탁된 메이어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촉망받는 여성 IT 인재임을 증명했다. 구글 검색의 깔끔한 메인화면을 비롯해 다양한 구글 서비스의 인터페이스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다른 글로벌 IT기업을 이끌게 되면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구글 창업자, 팀쿡 애플 CEO, 엘론 머스크 테슬라 모터스 창업자, 마크 핀커스 징가 창업자 등이 잡스의 뒤를 이어 IT 혁신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