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디지털시네마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낸다. 지난 2006년 롯데시네마·씨너스 등과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디지털시네마 사업 진출 계획을 처음 밝힌 지 7년만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롯데시네마·롯데정보통신과 디지털시네마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협의를 재개했다. KT는 2006년 롯데시넨마와 손잡고 이 시장 진출을 꾀했으나 2008년 무산됐다고 밝힌 바 있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당시에는 국내 극장의 디지털 전환율이 낮아 네트워크 사업의 채산성이 맞지 않았다”며 “현재는 디지털 극장 전환율이 90%가 넘어서 충분히 수지가 맞다는 판단이 깔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시네마는 빠르면 상반기 네트워크 전송 방식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디지털시네마는 기존 필름 영사기 대신 디지털 동영상 파일로 영화를 상영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물리적 비용 없이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파일의 특성상 배급 원가가 크게 줄어든다. KT가 롯데시네마와 협약을 맺은 2006년만해도 거의 없었던 디지털시네마 상영관은 CJ CGV와 롯데시네마 합작사인 `디시네마코리아` 설립 이후 빠르게 늘어났다. 2011년말 현재 전체 1974개 상영관 중 1618개가 디지털로 전환됐다.
디지털 영사장비를 갖추고 있더라도 배급 방식은 하드디스크 배달 방식과 네트워크 전송 등 둘로 나뉜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영화 파일이 담긴 하드디스크를 상영관으로 배달하는 방식이 아직 60% 가까이 차지했다. 디시네마코리아 관계자는 “우리나라 물류업계 가격이 워낙 싸고 여러 상영관에 하나의 하드디스크를 돌려쓰는 등 비용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에 하드디스크 배달 방식이 더 많이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드디스크 배달 방식에는 분실·고의적 유출 등 보안 위험성이 높다. 유선 통신망을 이용해 배급사에서 각 극장으로 영화 파일을 전송하는 네트워크 전송 방식은 이를 해결할 수 있다.
우리나라 영화 상영관 수 1위인 CJ CGV는 LG유플러스 네트워크를 구입해 전체 디지털 상영관의 80%에 네트워크 전송 방식을 적용했다. CJ CGV 디지털시네마 전송 인프라를 담당하는 CJ파워캐스트 관계자는 “네트워크 전송 방식은 배급 안정성 확보와 함께 영화 외 다른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스크린에 전송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기반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CJ CGV에 이어 롯데시네마까지 디지털시네마에 네트워크 전송 방식을 도입하면 전체 영화 배급 시장에서 이 방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KT는 “실무단에서 협의하고 있는 사안으로 아직 확정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영화 배급 방식 분류
*국내 디지털상영관 수(2011년 말·자료:영진위)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