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이통시장 `요금제 리더십` 경쟁

SK텔레콤이 롱텀에벌루션(LTE) 가입자가 사용패턴에 따라 요금제를 직접 설계할 수 있는 `LTE 맞춤형 요금제`를 출시했다.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에 이어 맞춤형 요금제 출시 경쟁으로 확전되면서 통신업계에 `요금제 리더십`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뜨거워진 이통시장 `요금제 리더십` 경쟁

SK텔레콤은 이달 초 `행복동행` 선언 실천 일환으로 `LTE 맞춤형 요금제`와 `장애인 전용 LTE요금제` `선불식 데이터 충전 요금제` 등을 출시한다고 22일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14일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 방안` 중 하나로 LTE 맞춤형 요금제 도입을 꼽은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나온 업계의 움직임이다.

맞춤형 요금제는 가입자가 음성과 데이터 용량을 사용패턴에 맞게 직접 선택해 설계하는 요금 상품이다. 3세대(G) 서비스용 맞춤형 요금제는 지난 2010년 8월 출시했지만, LTE는 지난 2011년 7월 이후 출시 2년 가까이 지나도록 맞춤형 요금제가 없어 통신 요금 부담을 높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SK텔레콤의 맞춤형 요금제는 음성 4개 구간(100~400분)·데이터 5개 구간(250MB~6GB)·문자 5개 구간(100~1000건) 중 적합한 구간을 선택해 조합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데이터를 많이 쓰는 가입자는 기존에는 LTE62 요금제(기본제공량 5GB·350분)를 사용해 매월 4만6000원이 부과됐지만, 맞춤형 요금제로 `음성 100분·데이터 6GB` 구간을 선택해 8500원의 요금을 줄일 수 있다. 음성을 주로 쓰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100개에 달하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선택할 수 있다.

`LTE전용 장애인 요금제`도 23일 출시한다. 끊김이 덜한 고화질 LTE 영상통화가 수화로 소통하는 청각장애인에게 유용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LTE 손사랑34` 요금제는 음성통화 대신 영상통화와 문자 제공량을 강화했다. 월 3만4000원으로 영상통화 110분·SMS 1000건·데이터 750MB를 이용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 대상 요금제인 `LTE 소리사랑34`는 음성통화를 늘리고 문자를 줄였다.

데이터 전용 단말기용인 `선불식 데이터 충전 요금제` 6종도 23일 새로 내놓는다. 1회 8000원에서 3만원을 내면 300MB~4GB단위로 데이터 충전이 가능하다. 필요한 만큼의 데이터를 선불로 충전하면 최대 90일간 해당 용량 내에서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장동현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은 “LTE용 맞춤형 요금제와 장애인 요금제 출시를 계기로 고객들의 요금제 선택권이 더욱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KT·LG유플러스도 조만간 맞춤형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요금제 리더십 경쟁의 불을 지폈던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는 가입자 수가 두 달이 채 되기 전에 300만명이 넘어서는 등 빠른 확산 추세다. 통신사로선 가입자를 잡아두는 `락인`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 출시 전후로 비교하면 번호이동·기기변경·신규가입자 중 기기변경이 차지하는 비중이 25%에서 35%로 대폭 늘었다”며 “보조금이 아닌 요금제를 통한 가입자 이탈 방지효과가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