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은행계좌에 접속할 때 비밀번호를 입력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이 사용자 팔에 새긴 전자 문신(Electronic Tattoo)을 자동으로 인식한다.`
전자 문신과 전자 칩을 넣은 알약이 비밀번호를 대체하는 시대가 온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체 내 칩 삽입 인증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긱닷컴은 모토로라가 전자 칩을 인체에 삽입하는 본인인증 수단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출신인 레지나 듄칸 모토로라 선진기술&프로젝트 담당 수석부사장은 최근 열린 올싱스디 D11 콘퍼런스에서 전자 문신과 알약 형태 비밀번호 개발을 발표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수많은 비밀번호를 외우는 수고가 사라진다.
전자 문신은 비밀번호를 대체하는 장치로 센서와 안테나로 이뤄진다. 실제 문신처럼 사람 몸에 붙이는 바코드 형태다. 스마트폰에서 새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거나 인터넷 뱅킹에 접속할 때 비밀번호를 입력할 필요 없이 바로 문신이 본인인증 수단이 된다. 현재까지 모토로라가 개발한 전자 문신은 스티커 형태다. 스티커는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어 도난 되면 악용 소지가 높다.
모토로라는 장기적으로 전자 칩이 들어간 알약을 삼켜 비밀번호를 대체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비밀번호 입력이나 전자 문신 같은 기기 대신 몸속에 아예 본인인증용 칩을 넣는 셈이다. 인증 칩은 알약과 같은 형태로 삼키기만 하면 된다. 이 알약은 사람 위속에 있는 전해질을 동력으로 쓰며 18비트 신호를 보낸다. 듄칸 부사장은 “매일 아침 비타민이나 각종 약을 먹는 것처럼 인증 칩이 들어간 약을 삼키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에서 이메일을 확인하고 웹사이트에 접속해 로그인을 할 때마다 인증 칩을 삼키는 것보다는 전자 문신이 좀 더 현실성 있다는 분석이다. 만약 한번 삼킨 후 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면 알약 형태가 더 효율적이다.
듄칸 부사장은 “이 기술이 아직 상용화단계는 아니다”라며 “구글이 인증용 문신이나 알약 개발을 요구한 적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전자 칩이 인체에 들어갔을 때 유해성 검증 등 넘어야할 산이 적지 않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