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는 자린고비가 많아진다. 소비자의 닫힌 지갑에 기업이 한숨짓는다. 빙하기 소비시장을 어떻게 뚫어야 할까. `아이디어로 승부하라`는 말은 식상하지만 진리다. 두 가지를 더하자. `싸고 좋으면 팔리기 마련`과 `중요한 건 스피드`다. 불황에도 불티나게 팔리는 3가지 제품이 증명한다.
구글이 최근 공개한 크롬캐스트는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출시 1시간 만에, 아마존에서 하루 만에 전량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크롬캐스트는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 노트북에서 보던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를 TV화면으로 전송하는 스트리밍 기기다. 구형 TV를 단돈 35달러(약 3만9000원)에 인터넷TV로 바꾼다.
저렴한 가격에 손쉬운 사용방법, 다양한 플랫폼 지원을 자랑한다. 엄청난 인기로 구글은 출시 하루 만에 크롬캐스트 구매자에게 넷플릭스 3개월 무료 이용권을 주는 프로모션을 종료했다. 크롬캐스트 앞에서 100달러대 셋톱박스는 빛을 잃는다. 와이파이 기능을 단 작은 동글 연결로 구형 TV를 인터넷TV로 바꾸는 아이디어도 빛난다. CNN은 구글이 크롬캐스트를 등에 업고 TV 업계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와치 `페블`도 불황은 남의 얘기다. 이달 초 베스트바이에 처음 출시된 페블은 단 몇 시간 만에 매진되는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미국 샌카를로스와 샌프란시스코 베스트바이 매장에서는 출시 첫날 오전 11시를 기점으로 물건이 동났다. 나머지 매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페블은 애플, 삼성전자, 소니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이 모두 뛰어들고 있는 스마트와치 시장을 선점했다. 빠른 스피드와 150달러(약 16만6800원)라는 저렴한 가격이 어필했다. 안드로이드와 iOS에서 모두 작동되는 등 성능도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와치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다.
스포츠고글 회사 레콘이 지난 2월 선보인 `제트글라스`는 지난 2월 출시 이후 매진 행렬을 기록하고 있다. 제트글라스는 위성항법장치(GPS) 기능을 갖추고 속도, 점프, 고도, 거리, 위치와 온도 등의 실시간 정보를 분석하고 제공해준다. 스마트폰 음악, 문자, 전화 정보를 블루투스로 받아 눈앞에서 보여준다.
구글글라스 기대감이 높은 상황에서도 인기를 끄는 이유는 실제 `만질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개발자 버전만 나온 구글글라스가 아직 `그림의 떡`이라면 제트글라스는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얻을 수 있는 `손 안의 보물`이다. 650달러(약 72만원)의 싼 가격도 매력적이다. 구글글라스 출시 예상가는 1500달러(약 167만원)다.
사라 로트만 포레스터리서치 연구원은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기 힘든 물건을 갖고 싶어 한다”며 “빠르게 시장에 진출한 새로운 제품에 소비자들이 열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