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폰, 윈도RT 운용체계(OS)의 무료화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노키아 인수, 안드로이드 OS의 시장 잠식, 수익 모델 변화 필요성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각) 해외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회사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테리 마이어슨 MS OS 부문 부사장이 모바일 OS 무료화를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윈도폰과 윈도RT 가 무료화된다면, 이는 ‘스레시올드(threshold)’ 업데이트와 함께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MS는 현재 윈도에서 시작 메뉴 버튼을 완전히 되살리는 스레시올드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는 노키아 인수가 가장 큰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MS는 그간 스마트폰용 윈도폰 OS와 태블릿PC용 윈도RT OS를 돈을 받고 팔아왔다. 이를 사용하는 단말기 제조사들은 일정액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했다. 그런데 이 수익의 대부분이 노키아에서 나왔다. 인수 작업이 마무리돼 노키아가 MS의 계열사가 되면 모바일 OS 수익이 대부분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어차피 사라질 OS 수익을 버리고, 다른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우선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OS에 대한 도전이다. 안드로이드는 무료로 배포되고 커스터마이징도 쉽기 때문에 제조사들에게 인기가 높다. 애플 제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모바일 기기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채 출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MS가 PC 시절 전통의 OS 강자로 군림해왔던 점, 양질의 윈도 기반 프로그램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완전히 승산이 없는 싸움은 아니다.
무료화를 통해 사라지는 수익은 다른 곳에서 벌충하면 된다. 바로 광고다. 실제 MS는 최근 윈도8 앱에 광고를 탑재하는 방안을 시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색 도구 빙(Bing)을 통한 검색 광고 역시 수익의 일부가 될 수 있다. OS를 무료로 풀고 앱과 검색에서 광고 수익을 올리는 전략은 MS가 도전하려는 안드로이드, 즉 구글의 전략이기도 하다.
한편 더버지가 인용한 소식통은 윈도8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무료화가 이뤄지더라도 윈도8의 유료 정책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트렌드팀
송준영기자 dreamer091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