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남극에 `장보고 과학기지` 준공

1988년 남극세종과학기지가 준공된 지 26년 만에 우리나라 두 번째 남극기지인 장보고 과학기지가 문을 열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열 번째로 남극에 두 개 이상 상설기지를 보유한 국가가 됐다.

<인포>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자료: 해수부>
<인포>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자료: 해수부>

해양수산부는 12일 오전 10시(남극 현지시각) 동남극 테라노바만의 장보고과학기지 영내에서 기지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이날 밝혔다.

2006년부터 총 147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장보고기지는 총면적 4458㎡에 생활동, 연구동, 발전동 등 16개동과 24개 관측장비·부대 설비를 갖추고 최다 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졌다.

특히 영하 40도의 기온과 초속 65m 강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항공기에 적용되는 유체역학 디자인이 설계에 반영됐고 태양광, 풍력 에너지와 발전기 폐열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화석연료 절감형 친환경 기지로 지어졌다. 기지공사는 최장 5개월에 불과한 남극의 여름에만 이뤄졌다.

1단계 공사는 2012년 12월부터 2013년 3월까지 본관동, 발전동, 정비동 등 주요 건물의 기초공사와 철골설치 위주로 진행됐다.

2단계 공사는 2013년 10월 말부터 2014년 2월까지 이뤄졌으며 기지 외장공사와 내부 설비공사 등 모든 공정을 완료하고 시운전을 거쳐 3월부터는 제1차 월동연구대가 기지를 인수할 예정이다.

장보고기지 준공으로 세종기지에서 전담하던 극지 분야 연구는 장보고기지와 세종기지가 분담하게 됐다.

남극 킹조지섬에 있는 세종기지는 해양환경, 연안생태 등 연안기반 연구에 집중하고 장보고기지는 빙하, 운석, 오존층, 극한지 공학 등 대륙 기반 연구 전진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해수부는 국내 산업계와 학계가 장보고기지를 극한지 플랜트·장비·로봇·신소재 등 극한지 실용기술 개발 실험처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문해남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은 “장보고기지를 무사히 준공하게 돼 무한한 자긍심을 느낀다”며 “장보고기지에서 남극 연구사에 기록될 만한 연구성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강창희 국회의장과 유인태·김종훈·임내현·이상일·장윤석·배기운·윤명희·경대수 의원, 문 실장, 김예동 극지연구소장,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미국·뉴질랜드·이탈리아 과학기지 대표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동영상 축하 메시지를 보내 극한의 기상조건에도 차질 없이 기지를 건설한 관계자를 치하하고 제1차 월동연구대의 선전을 기원했다.

박 대통령은 “남극은 자연과학의 거대실험장이자 막대한 자원을 보유한 기회의 대륙”이라며 “해상왕 장보고의 진취적 기상과 개척정신을 이어받아 우리나라 극지탐사의 새 지평을 열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준공식 참석자들은 30년 뒤인 2044년에 개봉할 타임캡슐을 장보고기지 영내에 매설했다. 타임캡슐에는 장보고기지 월동대원을 위한 응원 메시지, 제1차 월동연구대 물품, `21C 장보고 주니어`로 선발된 청소년의 다짐, 월동대원 사진 등이 들어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