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라인> 새천년엔 우주여행 떠나자

박광선 기술산업부장 kspark@etnews.co.kr

 『오늘의 이 작은 발걸음이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인류 최초로 달 표면을 밟은 닐 암스트롱의 떨리는 목소리가 지구촌에 울려퍼진 1969년 7월은 옛소련이 「스푸트니크 1호」라는 인공위성을 세계 최초로 발사하면서 본격화된 우주개발이라는 온 인류의 꿈이 실현되는 장엄한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30년. 달은 춥고, 공기나 물도 없는 쓸모없는 별이라는 점을 확인하면서 한때 차갑게 식었던 달탐사 열기가 또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의 달 탐사선인 「루나 프로스펙터」호가 달에서 물의 흔적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은 최소 1000만톤, 최대 13억톤으로 추산되는 물이 빙하 형태로 저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정도라면 수천명이 달에서 최소 수십년은 생활하고도 남을 양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물론 이것이 최종적으로 확인된 결과는 아니다. 그러나 물의 존재가 확실해지면 달기지 건설이 더욱 가속화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미 과학자들은 2000년대 초에 그동안 공상과학영화나 소설에서만 볼 수 있었던 달여행은 물론 지상 300㎞의 우주도시, 우주발전소, 우주 제약공장, 우주실험소 건설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주개발의 가장 큰 관건은 국제 우주정거장이라고 한다. 하지만 미국·일본·프랑스·러시아 등 16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우주정거장이 계획대로 문을 열면 미항공우주국을 중심으로 정기 화성탐사가 이뤄지는 등 우주개발이 한층 본격화할 것이다.

 일부 우주전문가들은 오는 2003년부터 우주관광이 시작돼 2020년께 붐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조만간 신문이나 TV에서 「달나라 여행객 모집」 「화성택지 분양」이라는 광고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 같다. 현재까지 12명밖에 밟아본 적이 없는 달에 너도 나도 갈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한 우주여행사는 스탠퍼드대학과 공동으로 2001년 12월1일 상업용 우주선을 발사한다는 계획아래 우주관광객 모집에 나섰으며, 유럽항공우주국과 민간회사들을 엮어 착륙선을 우주로 보내는 계획을 수립중인 곳도 있다.

 유럽에서는 레저타운을 달에 건설하기 위한 계획이 논의되고 있으며, 세계적 호텔체인 힐튼은 달표면에 식당·인공바다 등 부대시설을 갖춘 5000 객실 규모의 「루나 힐튼」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또 일본 시미즈건설도 달에 호텔을 건설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라고 한다.

 이처럼 우주개발 열기로 지구촌이 후끈거릴 정도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우주개발의 온기를 느끼기 힘들 정도다. 발사장을 갖춘 우주센터는 물론이고 자력으로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도 없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1호가 지난해 말 성공적으로 발사됐다는 점이다.

 저궤도위성인 아리랑1호는 정부가 위성제작 기술확보라는 목표아래 지난 94년부터 약 2241억원을 투입, 추진해온 야심작으로 국내 연구진이 주요 위성제작기술의 80%를 국산화시켰다. 이는 향후 본격화될 통신·방송위성과 지구를 관측하는 실용위성을 독자 개발할 수 있는 기반기술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리랑1호의 발사성공이 본격적인 지구관측위성인 아리랑2호는 물론 우주센터건립 등 21세기 우주개발사업 전망을 한층 밝혀줄 뿐 아니라 새 천년을 맞은 우리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준 쾌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아리랑1호에서 보내오는 자료는 환경감시, 어장 및 수역관리, 교통, 지구관측, 지도제작 등 우리 실생활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으며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지구관측이 가능한 위성을 확보한 것은 경제적인 효과는 물론이고 외교·안보 측면에서도 적잖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아리랑1호 발사가 수차례 연기되는 등 우여곡절을 보인 것에서 나타났듯 독자적인 발사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우주개발은 한계에 부딪치게 된다.

 인공위성 및 로켓자력발사기술 등 우주기반기술은 국내 산업계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21세기 세계경쟁에서 뒤지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정부가 우주개발사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