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인터넷과 맞춤정보서비스-고은미-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라고 하는데 역설적으로 너무나 많은 정보로 인해 오히려 혼란스러움을 준다. 인터넷에서 정보의 홍수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뉴욕대학의 닐 포스트먼 교수는 정보의 유용한 흐름이 「혼란의 폭포」로 변했다고까지 했다. 미국 앨 고어 부통령은 정보의 홍수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인포메이션(INformation)에서 익스포메이션(EXformation)」으로 표현했다. 사람들은 하이퍼텍스트로 연결된 웹에서 인지적 미로를 경험했으며, 내가 꼭 필요한 정보를 지금 즉시 찾는다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맞춤정보 서비스를 찾는 것은 당연하다. 실생활에서도 내 몸에 맞는 맞춤옷, 내 방에 맞는 맞춤가구, 개인의 재능과 성격에 맞는 맞춤교육, 특정 유전자에 따른 특정치료라는 맞춤의학까지 등장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취향과 개성에 따라 내가 꼭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신세계가 열린 것이다. 맞춤서비스는 21세기의 신 비즈니스로 자리잡고 있으며, 인터넷으로 열리는 가상공간에서도 고객맞춤정보 서비스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인터넷은 개개인을 위한 원투원 마케팅이 가능한 공간이다. 이제 닷컴업체들은 자기가 원하는 정보를 찾느라고 헤매는 고객을 위해 정교한 기법으로 맞춤 정보서비스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다행히 맞춤형 브라우저 기술도 등장했고, 많은 쇼핑몰에서는 고객맞춤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천리안은 사용자 맞춤포털 서비스인 「마이천리안」을 개시했고, 한국통신하이텔은 「마이몰」 서비스를 시작했다. 마이몰 서비스는 다양한 취양의 이용자들이 자신의 특성에 맞는 물품을 추천받아 한곳에서 원스톱으로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최근에는 인터넷 기반의 개인 맞춤형 토털서비스를 위한 벤처회사도 출범했다. 또한 많은 사이트들이 개인화된 맞춤 서비스를 내세운다.

며칠전 외신은 아마존닷컴이 「퀵픽(Quick Pick, 신속선택)」이라는 단골 고객을 위한 맞춤정보 서비스를 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서비스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제공하는 「추천상품」 코너와 달리 사용자 이름을 입력하면 해당 고객이 관심을 갖는 분야 위주로 홈페이지 구성 자체가 달라지게 한 것이라고 한다. 「2000만명의 고객에 대해 2000만개의 상점을 만드는 것」이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표라고 책임자 호세 피터슨은 말한다.

아마존의 이러한 개인화 서비스는 고객의 과거 구매 패턴 등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방문고객이 가장 필요로 할 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예를 들면 과거에 한 고객이 비틀스에 관한 책에 관심을 보였거나 구매한 적이 있다면 그 고객 방문시 비틀스에 관한 최신 정보 및 관련서적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까지 다른 사이트들이 해왔던 고객이 관심 있는 분야를 미리 지정해 놓으면 푸시기술을 이용해 그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의 맞춤서비스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는 서비스다.

고객맞춤 서비스는 지난 몇년간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기술 중 하나로 받아들여져 왔다.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알아서 찾아주는 개인화 서비스는 한번 찾아온 고객을 단골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화 서비스는 기대에 찬 출발과는 달리 많은 기술적 문제가 있고, 개인 정보의 유용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갖고 있다. 그렇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다.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을 사용자 개인을 위한 편리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향상된 고객맞춤정보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 고객연구가 중요하다. 고객 개개인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시카고 트리뷴지는 『고객을 자본의 일부로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양질의 고객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있느냐에 따라 인터넷 기업의 가치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이제 닷컴 업체들은 자신의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방법을 모색해 봐야 한다. 고객들은 인터넷에서 원하는 것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아직도 인터넷은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