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인터넷 과외

맹모삼천(孟母三遷).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의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맹모삼천은 어머니의 지극한 자식사랑과 교육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말이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교육열도 맹모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른바 명문학교에 보내기 위해 온 가족이 학군 좋은 지역으로 이사하는 것은 물론이고, 학교공부가 끝나기 무섭게 속셈학원·영어학원·피아노학원 등으로 몰아치고 있다. 자녀의 학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파출부로 나서는 학부모까지 있다니 자녀교육에 지극정성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 정도면 지구촌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는 교육열이라고 자부할 만하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경쟁사회에 대한 어른들의 잘못된 인식과 학벌중심의 사회적 관행 그리고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우리의 교육열을 이토록 뜨겁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교육이라는 나무는 존경과 믿음이 없으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는 게 만고불변의 진리다. 따라서 서로 믿고 존경해야 하나 우리 교육현장에 깔린 불신의 벽은 유난히 높다. 학부모는 교사를 신뢰하지 않고 교사는 교육행정당국을 믿지 않는다. 전국을 휩쓸고 있는 과외열풍도 따지고 보면 학부모들의 공교육 불신이 빚어낸 현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나날이 늘어만 가는 것이 사교육비다.

소비자보호원과 한국갤럽은 취학전 아동 및 초·중·고생의 사교육비로 가구당 월 평균 전체 소득의 8.9%인 총 13조5000억원이 지출된다고 공동조사를 밝혔으며, 한국교원단체 총연합회는 연간 14조∼15조원이, 교육부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자료에는 총 6조7700억원(학생 1인당 평균 86만5000원, 가구당 192만5000원)이 사교육비로 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기관에 따라 다소 편차는 있으나 대략 21조8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올해 교육예산의 절반정도를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셈이다.

물론 이러한 사교육비 과다지출이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뉴욕타임스가 발행하는 선데이매거진이 미국판 수학능력시험인 SAT가 대학입학 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시간당 500달러(약 60만원)를 받는 족집게 과외강사가 나타났으며, 50분에 175달러를 받는 과외 회사나 6∼8주 과정에 800달러를 받는 입시학원이 번창하고, SAT 참고서나 CD롬이 불티나게 팔린다고 커버스토리로 보도할 정도의 미국 입시과외열풍도 우리만큼 뜨겁기 때문이다.

이처럼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손꼽히는 것이 인터넷 교육사이트다.

「인터넷 과외」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요즘 들어 각광받기 시작한 인터넷 교육사이트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1만∼2만원 이상의 사용료를 받는 사이트가 거의 없으며 무료 사이트도 부지기수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자신에게 맞는 사이트를 찾아 공부할 수 있다는 점도 사이버 교육의 매력이자 장점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물론 사이버 교육이 기존의 오프라인 교육을 대체할 정도로 완벽한 것은 아니다. 아직은 효율적인 학습에 필요한 네트워크망이 부족할 뿐 아니라 인터넷 교육에 필요한 콘텐츠 개발도 미흡하다. 따라서 오프라인을 배제하고는 학습이 이뤄질 수 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십억원을 투자한 대형 교육사이트가 잇따라 설립되고, 교육과 무관하던 인터넷업체들이 오프라인 교육업체와의 짝짓기를 통해 속속 교육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문제는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고 해도 사이버 교육이 고질적인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정보화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면 생존이 불가능하고,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는 과정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전자교육이 필요하다』는 앨빈 토플러의 말처럼 네트워크를 통한 원격 온라인교육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기존 오프라인 교육관계자들과 온라인 교육 관계자들이 혜지를 모아 사이버 시대에 걸맞은 교육백년지대계를 구축해야 한다. 과도한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초도 여기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