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리눅스 비즈니스 모델

미국 터보리눅스의 최고경영자인 클리프 밀러가 펴낸 「리눅스 비즈니스.COM」이라는 책에서는 리눅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다음과 같은 3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첫번째가 「아마존」 모델이다. 자사제품을 공짜로 뿌리다시피 해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이를 통해 「사실상의 표준」에 해당하는 지위를 확보하는 전략이다. 당장에 이익을 얻을 수 없고 적자를 볼 수밖에 없지만 사용자가 크게 늘어 나중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표준을 선도하고 있는 기존 업체를 따라잡기 위해 막대한 비용투자도 해결되지 않으면 안되지만 성공만 한다면 후발주자가 따라하기 어렵다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 다음은 다각적인 사업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즉,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상업용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사용자에게 보다 넓은 선택의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리눅스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유형이다. 오픈소스 제공만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리눅스 사용자들의 욕구충족 문제를 해결해 줄 뿐 아니라 아마존 모델보다 손쉽게 이익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세번째가 「아이 워나 홀드 유어 핸드(I-Wanna-Hold-Your-Hand)」모델이다. 인터넷시대 오픈소스로 각광받는 리눅스일지라도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만으로 수익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

아무리 기능이 뛰어난 기업이나 개인사용자가 리눅스를 실무에 활용할 수 없으면 무용지물이나 다름 없다. 특정기업이 리눅스를 실제 업무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컨설팅해 주거나 지원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상대방에게 손을 내밀어 도와준다는 의미에서 「아이 워나 홀드 유어 핸드」 전략이라고 한다.

그럼 우리나라 리눅스업체들은 이 세가지 유형중 어느 모델에 속하는가. 현재 우리나라의 리눅스업체들의 사업은 3개 모델 가운데 똑 떨어지게 어느 유형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굳이 그 유형을 말하라면 적자를 감수하면서 사용자를 늘리고 있는 「아마존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병행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돈이 될만한 리눅스서버(하드웨어)와 애플리케이션(소프트웨어)을 개발, 판매하는 업체들이 있긴 하지만 기본 소프트웨어를 제작해 무료로 배포하는 업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형국이다.

사실 외형적으로 보면 요즘 우리의 리눅스사업은 활기에 넘쳐 있는 것 같다. 리눅스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추진하는 업체들도 많고 각종 언론에선 리눅스 관련 기사내용이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정부는 정부대로 리눅스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으며 그동안 리눅스에 무관심으로 일관해 오던 정부 및 공공기관들까지 리눅스 도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실제 리눅스기업의 내용은 그렇지 않다. 리눅스사업으로 이익을 내는 업체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얼마되지 않는 직원들에게 급여를 제때 주지 못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그래서 그동안 추진해 오던 리눅스사업을 포기하거나 보류하는 업체들도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리눅스업체 경영인들을 만나면 『이 사업을 왜 하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리눅스사업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모든 사업이 그렇듯이 리눅스사업도 비즈니스 모델에 의해 좌우된다. 잘 설계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업체는 경쟁에서 우위를 지킬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업체는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고 사라질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 모델이란 사전에서 그 의미를 찾아보면 『기업이 어디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고 수익을 창출하느냐 하는 틀』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결론은 기업이 어떻게 이익을 만들어 낼 것인가 하는 것이다.

물론 리눅스업체들의 요즘 어려움이 잘못된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한데서 비롯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벤처기업의 거품론, 주식폭락, 유가급 등 이런 저런 경제여건 악화와 일천한 산업기반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단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로만 수익을 올리기 어려운 시대가 온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에서 리눅스업체들은 이러한 점을 반영한 현실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는데 고민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시장 상황을 명확히 이해하고 시장속에서 자사가 어느 정도의 위상을 지키고 있는지, 어떤 수준에서 오픈소스 개발 모델을 실행할 수 있는지 등을 먼저 따져본 후, 기업의 상황과 구성원들의 판단에 따라 적정한 모델을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