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지식사회에서 열린교육의 의미

◆고은미 기획조사부장 emko@etnews.co.kr

사회에는 체계적인 교육제도가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제도에 따라 지식을 배우고 익힌다. 습득한 지식은 직업이나 생활, 독서 등을 통해 수정되고 축적되어 재창조된다. 지식사회가 도래하기 전에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교육만으로도 직업을 영위하며 살아가는데 큰 불편을 느끼지 않았다.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새로운 기술과 지식이 폭발하고 지식의 양이 엄청나게 늘어나는 지식사회가 된 것이다. 지식사회에서는 지식이 자산이고 지식은 효율적인 교육시스템을 통해 공유되고 전수되어야 한다. 그런데 기존의 획일적이고 관료적인 교육 시스템은 빠르게 변화하는 지식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지식 전파의 역할을 다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21세기 교육은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지식을 전수하는 교육자나 학습자 모두 새로운 학습 모델을 개발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재교육, 평생교육, 열린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학창시절 배운 지식의 많은 부분은 뒤떨어졌거나 터무니없이 부족한 지식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사람들은 이제 정해진 공간과 시간을 벗어나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교육을 받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그동안 방송통신교육으로 대표되었던 원격교육은 컴퓨터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열린 교육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교육사이트가 각광을 받고 인기를 끌고 있다. 오프라인 교육자들도 부분적으로는 멀티미디어 활용, 홈페이지 개설 등으로 온라인 교육의 장점을 접목시켰다. 교육공학적인 연구도 상당히 진전되고 있다.

이런 온라인 교육의 정점에 정부가 정식으로 인가한 사이버대학이 있다. 3월초 개교한 사이버대학은 순수 대학 9개교에 사내대학 형태의 삼성반도체대학을 포함하면 10개교다. 인터넷을 통해 교육이 이루어지고 정식 학위가 수여된다.

신설연도인 올해, 홍보가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입학자가 몰려들었다. 학생들의 연령층은 20대 젊은층에서 50∼60대 고령층까지 분포돼 있어 사이버대학이 출범 초기부터 다양한 연령층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직 일반대학 총장과 각계 전문가들이 사이버대학의 학생이 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직업별로는 전체 학생 가운데 70% 이상이 직장인으로 조사돼 사이버대학이 자칫 대학 진학에 실패한 학생들의 도피처가 될 수도 있다는 당초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 주었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대학에 가지 못했던 사람들도 큰 관심을 갖고 사이버대학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사이버대학은 이제 지식사회의 「열린 교육」 「평생교육」의 장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사이버대학의 관계자들은 이미 기술적으로는 사이버상의 어떠한 형태의 교육방식도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전제하며 남은 문제는 교수자와 학습자가 얼마나 빨리 기존의 교육 및 학습방식에서 탈피해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사이버대학이 열린 교육의 장으로 성공하려면 교육자와 학습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자측은 사이버 강의에 맞는 양질의 콘텐츠 확보가 관건이며, 운영의 묘도 살려야 한다. 교수 한 명이 감당하기 어려운 숫자의 학생들을 수강자로 받아들여서는 진정한 의미의 양방향 교육은 불가능하고 온라인 교육의 장점도 살릴 수 없다. 아직도 면대면 교육이 우위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온라인 교육은 양방향, 혹은 일대일 교육에 무게를 두어야 할 것이다.

학습자는 스스로 자기 관리가 필요한 자율적 학습 능력이 필요하다. 사이버교육은 학생 스스로 찾아 하기 전에는 무엇하나 제대로 할 수 없다. 학생들은 수동적으로 특정기술이나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상에서 지식을 만들고 공유해야 한다.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에 대한 학습, 즉 어떻게 학습하는지를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겠다.

교육자들은 지식사회에서는 평생학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학교중심의 교육보다는 새로운 미래형 교육 시스템이 자리 잡을 것이라고도 한다. 지식사회에서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양질의 교육시스템을 가진 사회가 21세기를 리드할 것이라는 데는 아무도 이견을 달지 않는다. 모두가 교육을 말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21세기 교육이 가야할 길은 무엇인가. 오프라인 교육의 단점을 온라인 교육으로 보완하여 기존 교육의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