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코리아, 월드컵 향해뛴다]`정보고속도로` 준비 현황

 ‘축구공과 함께 정보와 데이터가 달린다.’

 월드컵 개막전이 펼쳐질 서울 상암동 주경기장을 비롯해 전국 10개 경기장과 방송중계 및 전세계 송출을 담당하는 제1국제방송중계센터(IBC1, 삼성동 코엑스에 설치), 세계축구연맹(FIFA) 서울·도쿄 임시본부, 주요 호텔 등에는 정보 고속도로가 깔려 대회 기간에 각종 통신·송 데이터를 실어나르게 된다.

 우리나라 사상 첫 월드컵 개최에 걸맞게 이번에 깔리는 통신망은 한국 100년 통신 역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큰 규모에 방대한 처리용량을 자랑한다.

 월드컵 통신서비스에만 일반전화 7290회선, 공중전화 1290회선, 전용회선 600회선, 구내전화 3000회선, 이동통신 8000회선, 방송회선 3800회선 등 모두 2만4080회선이 동원된다. 여기에 고도의 통신안정성이 요구되는 일부 회선에 대해서는 회선 이중화 조치가 적용되고, 예기치 않은 재난 및 테러 등에 따른 통신 두절에 대비해서는 백업시스템까지 갖추게 된다.

 월드컵 공식파트너자 정보통신·방송망 구축을 전담하게 될 KT는 2개월여 동안 각종 통신설비 구축과 기존 시설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모든 통신 인프라는 이달 안에 구축 완료하고 4, 5월 시험운용을 거쳐 대회 직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돌입하게 된다.

 ◇전국이 하나의 통신 허브=새롭게 구축되는 인프라와 기존 인프라의 연계성이 극대화됨으로써 월드컵 기간에 각 경기장과 행사 관련 시설, 주요 공공기관은 그야말로 그물처럼 짜인 ‘통신유기체’로 새롭게 태어난다.

 이 유기체 안에서는 상주하는 사람에서 일시적인 이용자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필요에 맞는 단말기만 갖추면 최적의 통신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무한에 가까운 확장성에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음성전화 및 무선망·전용회선 등으로 국한되던 통신 신경망은 방송망·데이터망·위성망 등으로 세분화돼 서비스 완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게 된다. 세계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종주국이자 CDMA 상용화 선도국가라는 위상에 걸맞게 유무선이 총망라된 정보통신망이 월드컵의 내용적 완성도를 이전 월드컵에서 찾을 수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효과가 발현될 전망이다.

 ◇최첨단 통신서비스=아무리 훌륭한 인프라가 갖춰지더라도 그에 걸맞는 최첨단 통신서비스가 구현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월드컵 정보고속도로 구축의 주역인 KT는 완벽한 인프라 위에 우리나라 통신서비스의 신기원으로 기록될 갖가지 통신서비스를 전세계인 앞에 당당히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KT의 월드컵 통신서비스는 △이용자 편의 위주의 서비스 △고품질의 디지털 방송중계서비스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 등 세 가지 부문에 초점을 맞춰 준비된다.

 우선 월드컵 방한객이나 국내 관람객의 통신 편의를 위해서는 무선랜서비스를 비롯해 원클릭 인터넷접속서비스·데이터공중전화서비스·다중언어전화정보서비스·휴대형 단말기 동영상서비스 등이 제공될 예정이다.

 무선랜서비스는 경기장·IBC·호텔 등에서 무선랜을 이용해 세계 각국의 기자단이나 행사관계자들이 2Mbps의 초고속으로 각종 통신업무 및 고유 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원클릭 인터넷접속서비스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국내 ISP에 따로 가입하지 않고도 다이얼업 방식으로 KT의 014XY망을 이용해 인터넷에 간편하게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밖에 옥외 경기장·공공시설에서도 공중전화를 이용해 각종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도록 데이터 공중전화 전용단말기가 곳곳에 설치돼 운용되고, 전국대표번호를 이용해 외국인이 자국어로 월드컵 관련 전화번호를 안내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진다.

 이번 월드컵은 고품격 방송중계서비스로도 역사 속에 새로운 기록을 남기게 된다. 우선 첨단 압축기술인 MPEG2 기술을 적용해 국제방송중계망을 구축함으로써 월드컵 경기장의 카메라에서 전세계 시청자 안방의 TV까지 대부분 구간을 디지털화하게 된다. 이와 함께 공동개최국인 한일간에는 위성을 이용한 3차원 고선명 영상중계가 이뤄지고, 국내 시청자 및 온라인 네티즌을 위해서는 각각 HDTV와 초고속인터넷 웹캐스팅서비스가 상용화돼 선보인다.

 뿐만 아니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이동전화서비스 종주국의 위상을 세계 속에 널리 알리기 위해 다양한 이동통신서비스와 차세대 영상통화서비스인 cdma2000 1x EVDO 및 IMT2000 시범서비스 등이 대회 기간에 다양한 공간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초대형 방송중계망 프로젝트=월드컵 방송망은 한국의 경기장으로부터 IBC를 연결하는 총 3200여개 회선과 일본의 각 경기장으로부터 한국의 IBC로 연결되는 650여개 회선을 묶는 국지망, 한국의 IBC와 해외 지구국-통신국으로 이어지는 국제구간 600회선을 모두 포괄한다.

 우선 경기장 내 비디오 방송회선은 디지털표준방송신호(SDI, 270Mbps)를 받아 MPEG2 코덱을 통해 다양한 압축신호로 전송되며 오디오 방송신호는 3.4㎑, 7㎑, 15㎑로 나뉘어 각 수신처로 보내진다. 또 주관 방송사 회선은 전송 루트 이원화 및 무궁화위성을 활용한 백업망으로 쓰인다.

 IBC와 국제전송관리센터(ITMC) 사이의 광전송단국장비(2.5G)는 시스템 이원화로 신뢰성을 보장하며 IBC에 구축될 무궁화위성 및 인텔샛 위성 전용지구국은 간단한 자체 송출은 물론 전체 방송망의 한 축으로 활용된다. 또 ITMC와 지구국·통신국간 중계망은 전구간을 이원화하는 것은 물론 대전 파장분할멀티플렉서(WDM) 중계소에서 금산·보은까지와 부산WDM에서 부산해저통신국간에는 광전송단국장치(2.5G)가 만들어져 운용된다.

 이와 별도로 서울 국제위성지구국의 광전송장치(622M)는 예비장치로 구축될 예정이다.

 이밖에 한일 방송망과 연계될 해외 방송망은 기존 국제위성지구국시설을 대부분 활용해 구축되며 인텔샛·NSS·팬암샛·아시아샛 등 다양한 국제위성과 연결돼 지구촌 구석구석 방송전달에 활용된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