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반도체에 비해 활용 범위를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자성반도체 구현 실험이 성공해 학계 및 업계로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대 박윤 교수팀은 현재 사용 중인 반도체 FET소자와 같은 게이트(gate) 구조를 이용해 전기장으로 반도체의 자성을 조정, 자성반도체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증명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실험은 게르마늄(Ge)에 망간(Mn)을 도핑해 ‘자성반도체’를 구현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박윤 교수는 “이번 연구가 실리콘이 속해 있는 4족 자성반도체의 구현을 앞당길 것”이라며 “기존 반도체 생산시스템으로 자성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반도체 소자는 전하 수송체인 전자와 홀이 운반하는 전하의 전기적 성질만을 이용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자와 홀이 지니고 있는 전하뿐만 아니라 자기적 성질인 ‘스핀’을 이용한 새로운 소자들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이런 소자의 일부는 이미 ‘자성 금속’을 이용해 구현됐고 정보 저장장치인 디스크 드라이브의 센서로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이런 스핀 소자들의 사용이 더 확대되기 위해서는 자성반도체의 사용이 필수적이며 기존 전자소자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반도체사업과의 접목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지난 10여년간 일본과 미국의 연구자들은 아연셀렌(ZnSe) 같은 2-6(II-VI)족 반도체와 갈륨비소(GaAs) 같은 3-5(III-V)족 반도체를 중심으로 연구해왔다. 과학자들은 규소(Si)나 갈륨(Ge) 같은 4족 반도체에서 ‘자성반도체’ 성질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용도가 훨씬 넓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번 박윤 교수의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지 2월호에 게재됐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