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미 IT리서치부장 emko@etnews.co.kr
지난 1일로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대한민국 전자정부(http://www.egov.go.kr)’가 탄생했다. 전자정부는 국민들이 인터넷상에서 민원업무를 손쉽게 처리할 수 있고 행정정보를 공유할 수 있으며 행정·교육·인사·조달 등 핵심 국가업무를 전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생산성과 투명성이 높은 온라인 정부를 말한다.
93년 미국 클린턴 행정부가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만든 개념으로 미국은 현재 2만여개에 이르는 모든 연방정부 웹사이트를 하나로 묶어 인터넷 정부(http://www.firstgov.gov)를 개설했다. 우리는 99년 24시간 원스톱서비스가 가능한 열린행정 구현을 목표로 전자정부의 비전과 전략을 수립해 2002년 전자정부 구현을 약속했다.
이제 전자정부 구현으로 4대 사회보험망을 상호 연계하는 사회보험연계서비스, 안방민원 처리가 가능한 3단계 민원혁신(G4C)서비스, 97개 인사업무를 완전 자동화한 국가공무원 전자인사관리서비스(PPSS) 등이 가능해졌다. 기업들도 편리하게 전자정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업체들이 정부 조달 입찰에 참여하려면 담당기관을 일일이 방문해 수십종의 서류를 제출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 9월 전자조달시스템(G2B시스템)이 개통돼 인터넷으로 전국 모든 공공기관 입찰정보를 검색할 수 있고 입찰에 참여할 수도 있다.
전자정부시스템이 정착되면 1조8000억원대의 행정 비용이 절감되고 국민들의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는 등 경제적인 효과가 크다고 한다. 또한 4000여종의 민원을 컴퓨터 앞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민원행정의 크나큰 변화며 긴 시간 이를 추진해온 정부의 개가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이렇게 편리한 전자정부는 시스템 구축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전자정부가 성공하려면 몇가지 조건이 있다. 먼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는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양질의 서비스를 책임져야 한다. 온라인 시스템은 언제나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생각하지 못한 문제점이 도출될 수 있다. 인터넷 민원서류에 대한 공증과 법적인 보장 문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재산상 중요 서류가 해킹당할 염려가 있으니 완벽한 보안시스템도 필요하고 이를 취급하는 공무원들의 보안의식도 중요하다.
국민들은 전자정부 서비스의 편리함을 느끼고 이용을 생활화해야 한다. 자꾸 이용해서 문제점을 건의하고 시스템을 체화해야만 온라인 서비스가 살아 움질일 수 있다. 현재도 특정 서비스에만 이용이 몰리고 있어 전반적인 이용이 가능한 사회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크리스 행콕 영국 e공사(envoy)사무소 지식네트워크 국장은 “정부라는 조직은 독점적인 서비스 제공자라는 점에서 나태해지기 쉽다”며 항상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자정부도 평가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통해 잘못된 점은 개선하며 신규 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내야 올바르게 완성될 수있다.
전자정부는 정부와 국민이 가까워질 수 있고 민주적이고 부정부패를 없앨 수 있는 바람직한 제도적 장치다. 또한 우리는 정보통신 인프라가 탄탄하고 사회 전반에 걸친 정보화의 성공으로 전자정부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기왕에 구축된 전자정부가 성공적으로 이용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