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중국이 뛰고 있다

 중국이 15일 자력으로 유인우주선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미·소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중국은 이제 우주강국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이러한 성과뒤에는 중국의 경제 발전이 있다. 우리가 정치적으로 표류하고 있는 지금, 중국은 세계시장을 보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최근 중국 방문길에서 만난 칭화대의 교수들은 하나같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사스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8.2%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8월까지 대외상품무역수출입총액이 5227억달러로 지난해보다 20.3%늘어났다. 올해 무역흑자도 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으로 20년동안은 경제 성장이 멈추지 않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그 이유는 중국의 거대한 시장을 보고 외국인투자가 멈추지 않은데다 WTO가입이후 중국시장의 경제체제정비가 착실하게 이루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칭화대 경제관리학원 화여흥(華如興) 교수는 “중국 정국이 안정하고 거시적 경제정책이 적당하기만 하면 중국은 비교적 긴 역사기간 10년, 심지어 20년이상 6∼9%의 상당히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화 교수는 덧붙여서 “다국적기업의 중국투자가 증가하면서 올 8월 말 현재, 외국인직접투자(FDI)가 360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면서 “오히려 FDI가 너무 높기 때문에 대외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중국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물론 중국 경제에도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3대 어려움이 현존하고 있다.

 첫째, 중국이 의욕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 서부 개발의 효과가 미비하다는 것이다. 동부 자본이 국가유도대로 서부로 옮겨가지 않고 있는데다 외자유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둘째, 동북부 노후 산업 기지의 처리다. 특히 은행 불량채권과 직공들의 퇴직금 문제등을 해결하는 데 있어 1조원(원화로 140조원)이 있어야 한다. 세째, 중부지역의 농업경제 해결이다. 하남성 등은 인구가 1억이 넘지만 자원이 없고 농경사회이어서 잉여인구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중국 경제학자도 모두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로 인해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 근저에는 중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위안화문제만 해도 그렇다. 중국측 경제학자들은 지금 위안화를 절상해야 한다는 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내부적으로 위안화를 정상하면 실업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우려하면서도 위안화의 소폭절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측의 압력에는 위안화를 절상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이는 중국정치체제가 안정되어 있는 데다 이미 중국경제가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편입돼, 미국측이 쉽게 경제제재를 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국측이 경제제재에 나설 경우 부메랑이 되어 미국측이 손해를 입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 미국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가질 만큼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한때 아시아 특히 한국과 일본의 경제발전을 배워야 한다고 요란을 떨기도 했으나 지금은 미국과 유럽을 지향하는 경제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민간기업을 공산당원으로 인정하고 사유재산마저 인정할 정도로 체제에 대한 자신감도 넘쳐나고 있다. 우리가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을 때, 중국은 이미 한발 앞서 체제를 정비하면서 우리가 넘볼 수 없는 선까지 다다르고 있다.

 중국이 뛰고 있는 데 우리는 여전히 후진적인 정치에 발목이 잡혀 우리 스스로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체제를 정비하지 않는 한 우리는 영원히 중국이라는 벽을 뛰어 넘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르겠다.

◆ 원철린 IT산업부장 cr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