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내세우는 인기 상품, 또는 주력상품은 일반인들의 뇌리에 두고 두고 남아 있다. 삼성의 주력상품을 말할 때 휴대폰·디지털TV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MS의 X박스, 요즘 뜨는 레인콤의 MP3플레이어 같은 제품들이 그렇다. 기업들이 자사 제품을 고객들의 뇌리에 심기 위해 들이는 공은 수능 입시생의 부모가 자식에게 들이는 바로 그것이다. 여기에는 치열한 홍보·마케팅 노력과 재원투자가 숨어 있다. 게다가 세계적 기업들 간에는 생존을 위한 공동표준 개발 등에서 상호 협력을 통해 공통의 고민과 협력 과제를 떠안으면서 산업발전의 촉매제로 삼는다.
지난 4월 21일 ‘과학의 날’을 계기로 사이언스코리아 운동을 시작한 지 6개월을 넘어선 과학기술부의 사이언스코리아 운동의 현재는 기업들의 지극히 일상적인 활동과도 비교할 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과기부의 모습을 기업들의 활동에 비유하자면 앞장설 CEO는 있으나 여전히 주력상품확보·고객의 니즈 파악 부재·타이밍·재원확보전략 등에서 미숙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사이언스코리아’ 운동은 그 출발점에서 ‘사이언스 코리아’라는 대표상품과 브랜드가 모두 갖춰진 모양새였고 재원마련도 낙관시 됐었다. 전경련 회장이라는 국내 대표기업 단체라는 대표 상징성, 국내 최연소 대기업임원, 최고대학의 총장 등 저명인사를 모시는 데에도 성공했다. 브랜드마련에도 손색없었다. 상품도 상당히 많았고 나름대로 고객들에게 많이 알리려고 노력했다.
실제로 과기부가 지난 4월이후 보여준 노력은 결코 간과될 수 없다. ‘사이언스코리아’ 선포 이후 대한민국과학축전, 지역별생활과학교실 개소, 과학도시 선포식, 과학TV개국을 위한 준비작업, 적자 속의 대전엑스포 살리기 추진 등의 노력이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행사를 통한 많은 노력(많은 상품판매)에도 불구하고 사이언스코리아 운동의 대표상품의 효과와 얼굴마담의 브랜드 효과를 내세운 홍보효과가 식은 것 같은 느낌이다.
게다가 알려진 바로는 아쉽게도 마케팅 재원마련을 위한 기업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려는 계획이 아직까지 그리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사이언스코리아를 주관하는 과학문화재단은 과학문화도시 1호로 지정된 포항시 소재 포스코로부터 어느 정도 지원협력을 이끌어 냈을 정도라고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말그대로의 ‘과학기술중심사회’를 이끌기 위한 대 국민 홍보전략 방향의 정립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절실한 것은 교육인적자원부와 각 지자체, 언론 등의 협조일 것이다.
과기부가 ‘사이언스코리아’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대기업 후원 사례를 확대해 나가는 한편, 교육인적자원부는 물론 과기지도자 그룹에 대해서도 유대관계를 긴밀히 하면서 과학중심사회 구축을 위해 (기업들이 그렇듯이)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을 위해, 어렵게 시간을 쪼개서 사이언스코리아 운동에 참여키로 결단을 내린 분들이 포진하고 있는 만큼 이분들의 참여가 헛되지 않도록 부처간 협력도 이끌어 내야 한다도 본다. 과기부가 열심히 한다고는 하지만 혼자서만 이룰 수 없는 게 받아 들이기 쉽지 않은 현실이다.
우리기업이 애써 가꾼 세계적 브랜드처럼 모든 국민의 뇌리에 살아있는 ‘사이언스코리아’ 운동의 전개모습과 결실을 보고 싶다.
이재구 경제과학부장@전자신문, j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