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의 올해 최대 과제는 ‘종합 통신업체’로의 도약이다. 지난해 일본텔레콤·케이블앤드와이어리스IDC를 인수했고 총무성에 무선국 면허도 신청해 놓았다. 일본에서 가장 싼 가격으로 유·무선 사업을 하겠다는 손정의 사장의 야심은 올해 본격 시험대에 오른다. 벌써부터 신규 사업이나 사업 확대도 중요하지만 좀 더 내실을 기하라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유선전화사업 진출 과연 호재인가=소프트뱅크의 일본텔레콤은 지난해 12월 유선전화 서비스 ‘오토쿠라인’을 개시했다. 최대사업자인 NTT 등을 겨냥해 내놓은 서비스로 상반기에만 179억엔 적자를 기록한 일본텔레콤의 사업호전 여부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 회사의 기존 고객들이 신규 계약으로 전환할 경우 NTT의 수익이었던 기본료가 매월 일본텔레콤으로 들어오게 된다.
업계 2위인 KDDI도 이 시장에 진출, 사실상 사활을 건 고객 유치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삿포로, 후쿠오카 등 지역에선 통신업체 및 대리점들의 전화 판매원 유치가 치열하다.
◇ADSL에선 고전=유선전화 사업의 조기 흑자화는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에도 중요하다. 현재 일본의 금리는 초저리지만 가까운 시기에 금융환경이 격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2001년 여름 파격가를 내걸고 전격 진출했던 비대칭디지털가입자선(ADSL)에선 NTT동일본을 누르고 업계 최대업체로 등극했으나 치러야했던 대가도 적지 않았다.
ADSL을 중심으로 한 브로드밴드인프라 사업의 적자는 과거 3년6개월 동안 약 2400억엔에 달한다. 이는 그동안 인터넷 검색사이트 자회사인 야후 등이 벌어들인 이익을 다 까먹고도 모자라는 액수다. 그래도 소프트뱅크는 가입 촉진을 위해 거리에서 모뎀을 무료 배포했고 접속에 필요한 공사비도 받지 않았다.
손 사장이 주장하고 있는 ‘2조엔 자금’의 실제 동원 가능성도 관심사다. 2조엔 자금중 80%는 상장자회사인 야후의 주식을 포함한 액수다.
◇투자 회수가 관건=소프트뱅크는 지난해 말 유럽의 기관투자가와 금융기관으로부터 추가로 1000억엔이 넘는 자금을 지원받았다. 올들어 벌써부터 다음 M&A 대상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그러나 더 이상 수익을 못 내는 사업에 투자했다가는 소프트뱅크 자체가 부실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게다가 지난 2002년 이래 소프트뱅크의 영업손실은 매년 수백억엔에 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프로야구단 ‘다이에호크스’ 등 잇따른 M&A를 강행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그동안 쏟아부은 돈의 회수 기간이 길어진다면 자금줄인 기관투자가들이 하루아침에 등을 돌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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