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하나는 바로 인터넷이다.
인터넷의 급격한 보급 확산과 더불어 어린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우리말 오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메신저와 블로그 등을 통해 비속어·은어·축약어를 즐기는 젊은 세대의 용어는 이제 그들만의 언어가 아니다. 사회에서도 인터넷 언어를 인정하는 듯 방송이나 광고 그리고 직장인의 메일에도 쉽게 볼 수 있으며 심지어는 자기소개서에 사용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신세대 언어와 기성세대의 언어 차이가 날로 벌어지고 세대 간 단절감이 심화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을 일시적인 것으로 가볍게 보는 시각도 있다. 어차피 주류가 아닌 언어는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소멸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자연스럽게 소멸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교육과정의 구조적인 문제가 더해져 난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교육계에서는 활동중심 교육으로 바뀌면서 칠판 글씨가 사라져 가고 숙제는 인터넷을 검색, 인쇄해 제출함에 따라 쓰는 시간이 줄어 연필을 잡는 힘이 예전에 비해 훨씬 약해졌다는 우려감이 높다.
그뿐만 아니라 잘못된 한글 조기교육으로 글씨 쓰는 순서를 잘못 알고 있어 바로잡기가 매우 어려우며 학생이 작성한 발표문이나 게시판에 내용을 교사가 일일이 교정해 주기에는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한다. 따라서 교육과정의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행 교육과정에서 국어과의 내용은 듣기·말하기·읽기·쓰기·국어 지식·문학 등 6개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이 가운데 말하기와 쓰기 등 표현 능력에 대한 지도가 부족하다.
특히 우리말의 근본 체계를 이해해야 하는 국어 지식 영역의 학교 문법 지도가 부실하기 짝이 없다. 중학교 국어 교과의 문법과정은 끼워넣기식이라 단계나 체계가 허술하다. 영어에서 주어와 동사라는 말을 가르칠 때 국어 시간에 들어보지 못한 경우가 많아 학생들이 이 문법용어를 생소하게 느끼며 배우고 있다.
구법회 인천연수중학교 교장은 “고등학교도 문법이 선택과목으로 되어 있어 배워 보지도 못하는 학생이 대부분”이라며 “이런 교육을 받고 외국어 열풍에 휩싸여 있어 인터넷 시대에 사는 신세대들의 국어 능력이 우수할 리 만무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인터넷 세대의 한글 바로쓰기 교육을 위해서는 맞춤법과 문법 교육을 강화해야 하며 이제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형식적인 받아쓰기 수준의 교육이 아니라 내실 있고 실질적인 교육이 선행되어야 할 시점이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