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된 건설경기에 저가경쟁까지 겹치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홈네트워크 업계가 해외 진출로 활로를 찾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통신기술이 중국 상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청도를 중심으로 세력을 넓혀가고 있고, 코맥스와 코콤도 역시 중국에 무게비중을 싣고 있다. 현대통신도 내년 3월경 일본에서 첫 구축사례가 나오면 일본 공략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는 등 월패드 기반의 홈네트워크 업계가 잇따라 해외로 나가고 있다.
지난 2월 일본 현지법인을 설립한 현대통신(대표 이내흔)은 내년 3월 입주하는 빌라 50세대에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공급키로 했다. 일본 문화에 맞게 기능과 디자인을 재설계한 것으로 올 12월경 개발이 끝날 예정이다. 현대통신은 레퍼런스 사이트가 구축되면 아이폰과 파나소닉이 양분하고 있는 일본 홈네트워크 시장에서 나름의 입지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 전문 유통업체를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현대통신은 중국 베이징 고급 아파트단지에도 시스템을 공급중이다.
코맥스(대표 변봉덕)도 중국 톈진 생산법인을 통해 제품생산 및 판매에 나서고 있다. 비디오도어폰과 도어로크 등 홈오토메이션 위주로 해외에 판매해 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홈네트워크 시스템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코맥스는 중국 외에 세계 90여개국에 에이전트를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매출의 절반이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
이외 서울통신기술(대표 송보순)도 중국 상하이 현지법인을 통해 칭다오 지역 고급 주택을 중심으로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업계가 이렇게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국내 건설경기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매출처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외국 현지업체들이 방범 방재 위주 홈오토메이션에 머물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은 이보다 한 발 앞서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이다. 이에 비해 국내시장은 홈오토메이션·비디오폰·도어로크 전문회사들이 홈네트워크 분야로 대거 몰리면서 저가경쟁이 치열하고, 건설경기 위축으로 시장이 위축되어 있다. 또 물량을 수주하더라도 입주 시점인 2년 후에나 실제 매출이 들어오기 때문에 자금회전이 원활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홈네트워크 산업은 전형적인 ‘레드오션’”이라며 “각국의 주거문화를 파악해서 적절한 전략을 펼친다면 국내 업체들에 충분한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