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모든 세대에 걸쳐 한글을 바르게 사용하지 않는 것은 바르게 사용하도록 가르치지도 배우지도 않고 대충 사용했기 때문이다. 한글를 바르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우리말과 글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잘못된 표현의 사례를 바로 잡아 성인이 된후에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의 한글교육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대학 수학 능력 평가체제가 기능 중심으로 치우치고 과거 80년대의 지식 중심적 평가를 배제함으로써 국어교육은 말과 글을 바르게 사용해야 하는 당위성도 원리도 모르는 국민을 양산하고 있다.
모든 과목을 가르쳐야 하는 초등학교 예비교사 교육과정을 보면 국어지도 능력에 대한 교육 훈련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교육대학 국어교육과에서는 어문규정을 공부하는 학습을 제공하고 있지만 외래어 표기법, 로마자 표기법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결국 대부분의 교대생은 교양국어 수업을 듣는 정도로 대학을 졸업하고 있다.
또 중학교 국어교과의 문법과정은 끼워넣기식이라 단계나 체계가 허술하다. 그래서 영어과에서 주어와 동사라는 말을 가르칠 때 국어 시간에 들어보지 못한 경우가 많아 학생들이 이 문법용어를 생소하게 느끼며 배우고 있다.
고등학교도 문법이 선택과목으로 되어있고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은 교과서의 부록으로만 있어 배워보지도 못하고 졸업하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더우기 제대로 된 한글교육을 받지 못한 채 인터넷과 방송언어 등 일탈적인 언어를 접하게 되면서 언어질서의 혼란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따라서 언어의 교육과 계몽을 지금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초등학생의 국어 능력 발달에 대한 이해와 오류 지도 학습을 익힌 교사를 배출해 초등학생 때부터 철저한 국어 어문 오류 예방 교육을 했다면 국민의 국어 능력은 훨씬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어문학 지식교육, 고전 독서를 강화하고 육필쓰기 같은 전통적 방법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은 빠른 속도와 편리함만 추구하는 정보화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와함께 정부의 국어정책은 학생·교사·학자 그리고 일반 기업이 재미있게 공부하고 한글을 연구하고 새롭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현식 서울대 교수(국어교육과)는 “언어규범의 파괴는 사회 구성원의 통합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언어 규범 교육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와함께 인터넷 등 매체언어의 순기능은 발전시키되 역기능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정책과 교육도 함께 펼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