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인민방사업자 선정이 본궤도에 올랐다. 방송위원회는 조만간 사업자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회 구성과 함께 5개 컨소시엄에 대한 청문회를 가질 계획이다. 이에 본지는 5개 컨소시엄의 대표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심사에 임하는 각오와 전략 등을 들어보았다. 인터뷰 순서는 편의상 컨소시엄 명칭(가나다) 순으로 했다.
김종오 경인방송(KIBS)컨소시엄 대표는 선이 굵으면서도 소탈하다. 73년 MBC에 입사 이래 지난해까지 보도국장·파리 지사장·대구MBC 사장 등을 역임했지만 그의 마음가짐은 여전히 서민적이다.
“1년도 넘게 지역방송을 잃은 경인지역민을 위해서라도 체계적인 준비를 통한 조속한 방송 개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그의 말은 그래서 힘이 있다. 당초 KIBS 대표를 맡을때에도 컨소시엄에 참가한 주요주주들의 건전성과 기업운영 철학, 방송사업 취지 등에 이끌렸다고 설명한다.
“사업취지는 따뜻한 사회를 위한 가교 역할과 지역민에 대한 기여”라며 “사회공헌위원회 등을 통한 사회기여와 지역밀착형 프로그램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일까, KIBS 참여 주주사들은 무엇보다 지역에 가깝다. 전체 71% 지분을 경인지역 기업들이 구성하고 1대 주주인 영안모자는 무려 47년간 경인지역에 뿌리를 내린 토착기업이다.
“한번 큰 상처를 입은 경인지역 주민들에게 또 다시 같은 상처를 안기는 일은 어떤 경우에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그의 철학에 걸맞은 컨소시엄인 셈이다.
김 사장은 이를 실천하기 위한 실행력도 갖췄다. 초기 경인민방 안착에 필요한 협력사업자인 케이블TV방송사업자(SO·종합유선방송사)에 대한 깊은 이해가 강점이다. 그는 대구MBC 사장으로 있으면서 대구는 물론 경북지역 SO와도 협력 관계를 가져갔다. 지상파방송사 출신으론 흔치않은 경력이다.
“새 경인민방은 경기남부와 인천지역뿐 아니라 북부지역의 난시청 해결이 중요한 과제”라며 “기본적으로 송신소와 중계소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TV를 시청하는 가구의 상당수가 안테나가 아닌 케이블을 통해 시청한다는 현실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경인지역 SO들의 협조를 구해 지역주민들이 편리하게 지역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이다. 또 다른 협력사업자인 외주제작사에도 ‘상호호혜주의’를 강조했다. 외주제작사와 공존의 길을 걷겠다는 것.
“새 경인민방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다”는 김종오 사장. 그는 “KIBS는 경인민방이 수익의 방편이 아닌 우리 지역사회를 따뜻하게 가꾸어가는 가교로 만들기 위해 어디서부터 밑돌을 놓을지 고심 중”이라고 강조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