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온라인게임 명의도용’이 선의의 게임이용자 개인을 피해로 몰아가는 것과 달리 ‘프리서버’는 해당 게임을 만들어 서비스하는 업체에 직접적 타격을 준다.
고유 상품(게임)을 만들어 가게(서버)를 내고 장사(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느닷 없이 가게안에 주인의 허락도 없이 똑같은 상품을 파는 공간을 차려, 버젓이 파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위 사례가 상거래를 어지럽히는 것이니, 비유된 ‘프리서버’는 게임시장 전체의 질서를 혼동시키는 주범이자 그 피해가 심각할 수 밖에 없다.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이 국내외시장에서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이같은 불법 프리서버가 국내외로 확산되고 있고, 이에 대한 정부와 업계의 공동대응 필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게임산업협회가 13개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를 긴급 조사해 적발해낸 불법 프리서버 관련 커뮤니티는 무려 2500여개 달한다. 게임이용자들이 프리서버가 명백한 불법임을 인지하고, 정부와 업계의 공동 단속이 시급히 이뤄져야함을 말해주는 우리 게임 이용문화의 현주소다.
프리서버는 PC게임의 복제와 비슷한 개념으로, 온라인게임의 주요 서버프로그램을 복제 또는 해킹해 나름의 클라이언트를 만듦으로써 원작과 똑같은 게임을 복제자의 서버를 통해서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 또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대부분의 온라인게임이 요금을 받고 운영되는 만큼, 프리서버 운영자 또는 조직은 아무런 노력없이 원작자 또는 게임업체에 돌아갈 수익을 강탈하는 셈이다. 저작권법 상의 보호 조항을 파괴시킬 뿐 아니라, 수익을 강탈해가는 불법인 것이다.
지난달 문화관광부는 ‘게임업계 CEO 간담회’에서 저작권 보호센터, 해외 저작권 보호 협의체 등의 활동을 강화하고 민간과 함께 ‘카피라이트 센터’를 개설·운영함으로써 해외의 저작권 침해 사례를 수집하고 현지에서의 법률 상담 및 소송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한국게임산업협회도 불법 프리서버의 운영 실태와 산업에 대한 위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해외시장 조사 및 국내 캠페인을 올해 주력사업으로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지난 수년간 불법 프리서버에 대해 타 저작권 침해 사례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대한 시선이 있어 왔다. 하지만 최근 한 한국산 게임은 중국시장 서비스 후 몇 개월만에 프리서버 때문에 게임을 폐쇄하고 한국으로 철수할 정도로 피해상황은 심각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를 더이상 방치해서는 한국 게임산업의 해외 경쟁력 제고는 커녕, 한국 온라인게임산업의 장래까지 망칠 수 있다는 경계심을 전 사회적으로 가질 때에 이르렀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