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장애인의 날’이 지나고 불과 며칠이 흐른 지금, 장애인 문제는 다시 뒷전으로 멀찍이 밀려나 있다.
우리나라 장애인구 215만명, 장애학생을 가르치는 학교 및 단체가 전국에 6600여개에 이르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관련 프로그램은 아직도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이런 상황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게임이 장애인 정서 안정과 신체 발달, 사회성 교육에 큰 효과를 가졌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가 나온 점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최근 영국 BBC는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지 않고 머릿속 뇌파만으로 비디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됐다는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 뇌파게임이 앞으로 계속 발전한다면 장애인들도 손을 사용하지 않고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이용해 다른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또 뇌파 집중력을 높여 행동·신체 발달에 커다란 자극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도 정부 부처 및 산하기관 별로 업무 특성에 맞는 장애인 대상 프로그램을 다각적으로 만들어 시행중이다.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은 국립특수교육원과 지난해 이미 게임을 활용한 전국 장애학생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으며, 2년째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국립특수교육원측이 장애 학생 교육에 필요한 여러 데이터베이스(DB)와 치료 경험 등을 제공하고, 개발원이 산하 개발사들을 독려해 프로그램 개발을 완성해 가는 방식이다.
비장애인 학생들에게는 이미 생활처럼 대중화된 ‘게임대회’도 장애 학생들의 참여공간으로 적극 확대돼 시행된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적극성을 키울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문화부 주관으로 ‘전국 장애학생 게임 경진대회’가 열렸고, 보건복지부와 정보통신부가 공동 개최한 ‘전국 장애인정보화 한마당’에서도 게임대회 형식을 빌린 장애인 경연이 펼쳐져 화제를 모았다. 특히 ‘장애인정보화 한마당’ 게임대회에는 전국에서 340여명의 장애인이 참가해 ‘카트라이더’와 ‘스타크래프’ 등 게임의 실력을 서로 겨루며 대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행사기회가 없었다 뿐이지, 장애 학생들의 요구는 그만큼 크게 형성돼 있음이 확인된 사례다.
한국게임산업협회도 올해 장애인을 위한 게임문화 페스티벌 및 장애인 정보화 대회를 마련, 정기적으로 개최할 방침이다.
협회 관계자는 “게임이 비장애인들 만의 놀이문화가 아니라, 인간 보편적인 놀이문화로 자리잡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장애인들의 위한 교육·학습 도구로 게임이 활용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5년 장애인 실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회의 장애인 PC보급율은 비장애인 보율율의 80% 가량에 근접할 정도로 격차가 많이 줄었다. 장애인들을 위한 특수 교육용 게임 개발 및 보급 확대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