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양대 게임강국인 미국과 일본은 게임을 대하는 사회적 시선, 산업 마인드가 한국과 확연히 다르다.
40∼50년씩 전통이 쌓인 두 나라의 인식과 관점을 무조건 우리나라 환경에 적용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우리 조건에 맞게 배울 필요는 분명히 있다.
정부 목표처럼 오는 2010년, 한국이 세계 3대 게임강국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산업의 덩치만 키워서 되는 것이 아니라 게임산업에 대한 시각과 가치 기준도 세계 3대 강국 수준으로 올라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게임산업 성장률에 비해 게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부족하고, 게임과 연루된 각종 사건이나 사고 등으로 인해 제대로 된 문화적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게임선진국에서는 게임을 이미 교육을 비롯해 국민 건강과 사회적 대화의 도구로 훌륭하게 활용하고 있다. 요즘 미국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취미 생활이 게임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게임 전용기기만 하더라도 텔레비전에 연결할 수 있는 게임기, 게임 전용 PC, 휴대형 게임기 등을 포함해 모두 수억개 가량의 시장이 만들어져 있다. 영화 관람 보다 게임에 투자하는 돈이 더 많고, 빌려온 비디오를 보는 시간보다 가족과 함께 게임을 하는 시간이 더 많다는 조사가 나와있다.
일리노이대학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대학생들은 컴퓨터 게임이 대학생활에서 공부, 사교와 함께 3대 주생활로 자리 잡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 대학생들은 컴퓨터 랩실에서 게임회합 시간을 갖고 온라인게임을 즐기며, 그것을 여가생활의 최고로 여기고 있다.
특히 어느 경우이든 게임은 다른 대학생활에서 필요한 활동과 병행 되고 있으며, 게임에만 몰입하고 있는 경우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다는 조사결과는 주목할만 하다. 또 게임이 학습활동에 있어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영향 자체의 상관관계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게임이 학업성적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믿고 그에 따라 실천하고 있다.
게임에 대한 접근성이 더 폭넓은 일본은 어떨까. 일본이 진정한 게임산업 강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게임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역동성과 생산성을 사회적으로 잘 활용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휴대형 게임기인 닌텐도DS를 이용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실버게임이 출시돼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자 후속 게임 개발을 위한 연구 및 조사에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젊은 시절 닌텐도게임을 즐겼을 노인들이, 옛 추억을 떠올리며 치매예방용 게임에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게 된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한 한국산 온라인게임이 현지인으로부터 우울증 치료에 효과를 얻었다는 평가를 들은 뒤 집중조명을 받으며 화제가 된 바 있다. 게임이 건강과 행복 추구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경우다.
이처럼 게임 선진국들은 게임산업을 21세기형 지식 산업으로 키워가기 위해 막대한 투자와 인재 양성 및 창의력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게임을 지식산업의 꽃으로 피워내고, 국산 디지털콘텐츠 수출의 원동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게임의 사회적 순기능을 먼저 알고, 그것을 사회 곳곳에 전파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것으로 보인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