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제작콘텐츠(UCC) 동영상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정부가 UCC 저작권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인 가운데 저작권에 대한 포괄적 개념 정립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UCC 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면서 서비스 사업자들의 자체 모니터링 역량에 한계가 있으며 방송콘텐츠를 도용한 모든 UCC를 저작권 침해물로 봐야 하는지 구분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부 서비스 사업자들이 오히려 순수 창작 UCC를 올리는 네티즌에게 현금을 주는 극단적인 방안을 시행할 정도로 저작권이 현안으로 떠올라 포괄적인 개념부터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UCC 사업자들 “기존 저작물의 유통 채널로 봐달라”=판도라TV 등 UCC 서비스 사업자들은 매일 올라오는 UCC를 모니터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한다. 저작권자의 주장대로 방송콘텐츠의 일부분이라도 UCC에 도용했을 경우 ‘침해’에 해당돼 모든 UCC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니터링해야 한다. 필요한 시간과 인력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저작물의 일부를 활용할 수 있는 ‘인용권’이라는 새 개념을 주장하기도 했다.
주요 저작권자인 방송3사가 생산한 콘텐츠의 새로운 유통채널로 봐야 한다는 새로운 시각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방송3사의 콘텐츠 생산 및 개발 노고를 인정하는 상황에서 UCC 사이트를 새로운 유통채널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인식이 확산된다면 UCC 저작권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웹2.0 기술 진화와 함께 사용자 간에 자유롭게 UCC를 공유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도 기존 저작권자와 UCC를 처음 올린 인터넷 사이트, 공유를 통해 동일한 콘텐츠를 유통하는 제3의 서비스 사업자 간 저작권 개념이 또다른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저작권자 “방침 변경 없다”=저작권자의 입장은 단호하다. 지난해 10월 서비스 사업자에 저작권 침해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요구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법적인 대응도 불사한다는 방침을 여전히 내비쳤다. 특히 오는 6월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개정 저작권법이 저작권자의 권리를 더욱 존중하는 방향으로 진행돼 법적으로도 문제될 게 없다는 태도다.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 중인 가이드라인 윤곽이 아직 나오지 않아 지금으로서는 기존 방침을 그대로 진행하는 수밖에 없다”며 “지속적으로 저작권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안은 없나=다양한 미디어가 등장하는 현 시점에서 저작권자와 사업자의 인식 전환 없이 UCC 저작권 문제의 해법을 찾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가 나선 바에는 양측의 충분한 의견수렴을 토대로 UCC 산업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책도 필요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방송3사나 사업자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한 바탕 위에 공동의 비즈니스모델을 만드는 방향으로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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