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텔레콤의 결합상품이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예상했던 만큼 요금인하 효과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도 있지만, 상품 구성의 한계나 사업자들의 소극적 마케팅도 한 몫을 하고 있다.
KT와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결합상품 이용자수가 KT의 경우 4가지 상품에 14만여 명의 고객을, SK텔레콤은 3가지 상품에 11만여 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양사 모두 지난 7월 관련 고시 제정 이후 3개월간의 영업 실적으로는 기대 이하의 수치다.
◇결합 상품 판매 유명무실=애초 결합상품은 통신요금 인하효과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유·무선 통신서비스 결합이 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우려해 사업자들은 요금인하 폭을 두고 오랫동안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결합상품에 대한 엇나간 기대는 소비자가 선택한 상품에서도 드러난다. KT의 결합상품 중 가입자 수가 가장 많은 서비스는 ‘메가패스와 메가TV’ 상품이다. 6만여 명이 넘는 정도. ‘메가패스+와이브로’나 메가슈랑스 등에 대한 가입은 더욱 미진하고, ‘메가패스+쇼’도 기대에 못 미친다.
SK텔레콤의 경우 더욱 심하다. 결합상품 이용 고객 11만 명 중 90% 이상이 ‘위성DMB+이동전화’ 고객이다. 사실상 초고속인터넷과 이동전화 결합과 같은 유·무선 결합 상품 판매가 거의 없다시피하다.
◇신통찮은 상품 구성=업계 전문가들은 ‘유선+무선’ 결합 상품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로 상품 구성의 한계를 든다. 구성 상품이 한정적인 데다 각 서비스의 특성을 고려한 결합이 부족하다.통신서비스가 지니고 있는 특성을 고려한 결합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를테면 가정용 기반의 유선 서비스와 개인 기반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단순하게 묶다보니 특성이 없다. KT 관계자는 “이동전화의 경우 가족단위나 커플단위로 요금이 묶여있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 가정용 서비스에 한 가입자 단위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묶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이 기존보다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합상품이 활성화하지 않는게 사업자의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도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MSO와 협력해 결합상품 활성화를 시도했지만, 대부분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2, 3년 단위로 약정이 돼 있어, 이에 대한 마케팅 비용을 들여서까지 결합상품을 적극 판매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합상품이 기대 이상으로 활성화할 경우 매출급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들인 마케팅 비용만큼 가입자를 확보할 수 없다면 속도를 조절할 수밖에 없다.
결합상품의 시장 파급력을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상품 구성과 요금 인하 폭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수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에는 인터넷전화(VoIP)나 IPTV(혹은 TV포털)와 같이 결합상품이 용이한 서비스가 활성화할 예정이다. 여기에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가 성사될 경우 KT,LG.SK 간의 결합상품 경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KT·SK텔레콤 결합상품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