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반갑다, 지경부!

[데스크라인]반갑다, 지경부!

 마침내 지식경제부가 움직일 모양이다. 지경부는 새롭게 출범한 이후에도 산업자원부 후신으로 상공자원부·동력자원부 등 전통산업을 관장하는 시절의 부처 의미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 지경부가 이제 기지개를 켜고 지식산업 활성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바로 소프트웨어(SW) 뉴딜정책이 그것이다. SW를 부가가치가 높은 대표적인 지식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SW 뉴딜정책을 마련, 새해 본격적으로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SW를 근간으로 한 대형 프로젝트를 만들어보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이는 그동안 SW 산업을 다른 산업에 융합시키거나, 혹은 시장에 맡겨 산업 경쟁력을 꾀하겠다는 기조와는 다른 것으로, 앞으로 SW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SW는 미래 신성장동력의 기반이다. 신성장동력의 상당수는 시스템SW나 융합SW를 기반으로 하거나 지원을 필요로 한다. 조선·항공·자동차·건설·제조 등 우리 경제의 기간산업 역시 SW로 무장할 때 비로소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녹색성장 역시 SW가 엔진이다.

 업계와 학계, 국민은 기대감 일색이다. SW 산업이 일자리 창출과 생산성 향상, 미래 산업 파급력이 크다는 점에서다.

 OECD 보고서에 따르더라도 일반 제조업은 매출 10억원당 2.05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내는 데 비해 SW 산업은 이보다 10배 이상 많은 매출 10억원당 24.4명의 고용을 창출한다. 심화되고 있는 고학력 청년 실업의 해법 중 하나라는 얘기도 그래서 나온다.

 그렇다면 무엇이 SW 뉴딜정책의 품 안으로 들어올 수 있을까. 우선, 정보화 근로사업과 같은 일자리 창출형 사업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지리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대형 프로젝트도 좋을 것이다. 시도별 DB는 구축이 돼 있으나 군·면 단위로 들어가면 거의 구축돼 있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u시티 사업도 한번 더 적극적으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u시티는 건설과 연계해 IT를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MB정부의 기조와도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u헬스케어 기술로 독거노인이나 도서·산간지역의 의료 소외계층에게 진료 혜택을 준다든지 아예 원격진료의 활성화를 꾀하는 것도 있을 수 있다.

 정부통합전산센터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구축해온 DB 규격 등이 달라 데이터 공유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통합하는 프로젝트만 만들어도 된다. 해외 인력 송출을 위한 교육 사업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묶을 수 있는 프로젝트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하지만 어디 지경부의 정책적 의지로만 되겠는가. 무엇보다 최고결정권자의 인식이 달라져야 범정부 차원의 뉴딜정책이 가능하고 예산 지원도 가능할 것이다. 정보화가 고용을 갉아먹고 낭비적인 요인이 많다고 하는 그런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MB정부에서 SW 산업 활성화는 요원할 것이다.

 흐르는 물은 그 성질이 낮은 웅덩이를 먼저 채워놓지 않고서는 앞으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했다. SW 뉴딜정책은 그래서 녹색성장의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첫걸음에 불과하다. SW 산업이 빠진 녹색성장은 의미가 없다는 얘기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SW 뉴딜정책에 담길 내용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지경부의 다음 수순에 기업과 국민의 시선이 온통 쏠려 있다.

 박승정 정보미디어부장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