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다시 시작이고 또 희망이다

[데스크라인]다시 시작이고 또 희망이다

 경제가 심상치 않다. 새해 새 희망을 얘기해야 할 연말인데도 온통 어두운 전망 일색이다. 미국발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지구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미국에 이어 영국의 유통업체들이 파산하고 있는가 하면 상당수 업체가 점포를 폐쇄하거나 감원 및 재고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연중 최대 성수기인 연말 특수가 전 지구적으로 사라졌다.

 글로벌 소매업체의 줄파산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구디스패밀리클로딩·울워스·MFI·위타드오브첼시·오피서스클럽·자비 등이 거론된다.

 국가 간 무력 충돌 가능성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이른바 중동전도 이미 시작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가스대금 지급을 놓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고, 아프리카 어느 소국에선 쿠데타도 발생했다.

 우리나라도 어두운 그늘 일색이다. 쌍용차가 연말 급여를 주지 못한 가운데 각 기업들이 생산량 조절에 들어갔으며, 소프트웨어(SW)를 포함한 IT업계도 근무 일수를 줄이는 등 조정에 들어갔다. IT업계의 근무일 조정은 일찍이 없던 일이다. 고급 식당이나 외식점들도 파리만 날리고 있다. 옷가게, 가구점은 폭탄세일에 나섰다. 공구상은 가게 문만 열어 놓은 상황이다. 택시 승강장의 빈차 행렬은 더욱 길어지고 있다.

 벌써부터 정부는 새해 마이너스 성장을 암시하고 있다. 가장 보수적인 경기운용 주체인 정부가 마이너스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면, 실물경기의 역성장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그런데도 귓전에 울리는 건 온통 정쟁(政爭) 소음뿐이다. 여당도, 야당도 정파적·이념적 이해득실에만 올인하고 있다. 정치는 물론이고 경제·사회·문화·교육 등 모든 분야가 대상이다. 오바마의 ‘화합의 리더십’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희망이 없는 것일까. 일단, 경제운용 주체인 각국 정부의 움직임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미국은 이미 도로건설·정비, 인터넷 환경 개선, 의료기록 전산화 등 대규모 뉴딜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도 철도건설을 주축으로 하는 대규모 뉴딜을 선언했다.

 우리 정부 움직임 역시 여느 때와는 달라졌다. 최근 들어서는 토목건설 뉴딜에 이어 IT·SW를 포함한 범부처 차원의 디지털뉴딜도 들고 나왔다.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무엇보다 디지털뉴딜은 현재의 먹거리이자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실물경기 진작을 위한 토목건설 뉴딜과 함께 디지털뉴딜을 들고 나온 것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가 경기부양책의 한 축이란 점에서다.

 새해를 맞는 조바심일 수도 있고, 긴장감일 수도 있다. 본 회전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데 새해가 더 큰 두려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아직은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가 한반도에 상륙하지도 않은 상황이며, 그럴 경우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많다는 전망 때문일 것이다.

 2008년 무자년은 참으로 사연도 많았고 탈도 많았다. 하지만 다시 시작이고, 희망이다. 위기는 곧 기회다. 벌써 소띠해의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IT업계의 새해 첫 시작은 디지털뉴딜이 먼저 열고 달려가고 있다. 이제는 무자년의 아쉬움을 접고 새 희망과 기회만을 품고 기축년 새해로 내달려보자. 오바마의 ‘위캔두잇(We can do it)’처럼.

 

  정보미디어부 박승정부장 s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