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 녹색성장 선도국가가 되려면…

[데스크라인] 녹색성장 선도국가가 되려면…

 정보기술(IT)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다. 그리고 녹색성장이 그 뒤를 이었다. 적어도 동아시아 정상들 사이에 대한민국의 새 얼굴로 각인됐다. 지난 1, 2일 양일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린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컨버전스코리아’와 ‘녹색성장 홍보관’은 방문한 각국 정상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컨버전스코리아는 와이브로 기술을 기반으로 한 10여개 방송을 모바일 IPTV로 시연해 각국 기업 및 정부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순방 때마다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자존심을 세워준 휴대폰과 LCD TV·DMB를 비롯해 이번에 처음 선보인 LED TV 등 첨단 기술과 제품은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IT강국임을 증명한 자리가 됐다.

 녹색성장 홍보관을 통해 대한민국은 한발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수도권 환경에너지 종합타운 △태양에너지 △물 △스톱 CO₂ △바이오·풍력에너지·스마트그리드 △수소연료자동차 등 6개의 테마로 구성된 녹색성장홍보관에는 개장 첫날인 지난달 31일부터 각국 경제인과 정부 관계자들이 몰리는 등 좋은 반응을 보였다. 특히 2일 각국 정상의 홍보관 투어 때는 이명박 대통령이 부스에 설치된 제품을 직접 설명했다. 각국 정상들은 아낌없는 찬사로 화답했다. 한·아세안 간 대화관계 수립 2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제주 특별정상회의 분위기는 한층 달아올랐다.

 한국은 특별정상회의에서 녹색성장을 무역·투자, 문화·관광 등과 함께 한·아세안 간 3대 협력 방안으로 제시했다. 대아시아 기여 증대, 맞춤형 경제협력, 기후변화 등 범세계적 이슈에 대한 공동대응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동아시아 기후 파트너십을 통해 아세안 등 동아시아국가들에 2억달러를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안에 우리 여건에 상응하는 자발적 주기 감축 목표를 발표하겠다고 공언했다.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의 하나로 ‘아시아 산림협력기구’ 창설도 제안했다. 아세안이 녹색사업으로 신성장동력을 창출해 경제성장과 기후변화 대응 간 선순환을 이루어내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녹색성장을 기반으로 한 신아시아 외교에 시동을 건 것이다.

 이번 특별정상회의는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국내에서 처음 열린 다자 정상회의다. 그간 미국·중국 등 4강과의 외교에 치중해왔다는 평가를 받은 이명박 정부의 신아시아 외교가 녹색성장으로 외교 지평을 확대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한 단계 도약하는 디딤돌이 됐다.

 특별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 가슴에 ‘대한민국=녹색성장’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고 본다. 녹색성장과 관련한 대한민국의 많은 것을 알렸고 동아시아 국가에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도 약속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자연스럽게 녹색 전도사가 됐다. 하지만 일회성으로 끝나선 안 된다.

 녹색성장은 미래 화두인 친환경을 우리의 경제와 사회 구조 전반에 뿌리내리는 동시에 수출 산업화한다는 의미다. 녹색성장 선도국가라는 이미지를 실질적인 수출의 결과물로 만들어야 한다. 사실상 녹색산업의 절반을 IT가 차지한다. ‘녹색성장 선도국’과 ‘IT강국’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는 새 여정을 이제 막 시작했다.

 주문정 그린오션팀장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