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 NHN의 `드림팩토리` 실험

[데스크라인] NHN의 `드림팩토리` 실험

 최근 NHN은 경기도 분당에 신사옥을 마련해 입주했다. 사옥없이 지내던 NHN은 이곳저곳을 전전한 끝에 분당 정자동에 보금자리를 꾸몄다. 경부고속도로 진입부에서 보면 건물전체가 녹색으로 주변의 회색건물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건물 명칭도 외관 이미지에 맞게 ‘그린팩토리(Green Factory)’다.

  건물내로 들어서면 더 놀랍다. 건물 1,2층에는 IT관련서적뿐만 아니라 인문과학·사회과학서적으로 꽉 채워진 도서관이 자리잡았다. 도서관은 내부직원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이용 가능하다. 멋지게 인테리어를 꾸민 카페테리아도 눈길을 끈다. 공연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강당도 마련했다. 대강당 역시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회사가 일하는 공간이자 놀이터 같은 느낌을 준다.

  ‘업무 공간이 놀이터 같아 업무 집중성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우려에 NHN 관계자는 “인터넷이라는 업종의 특성상 아이디어가 자산이기 때문에 이에 맞게 조성했다”며 “회사가 상상력의 공간이 되고 직원들이 자기의 꿈을 이뤄가는 곳으로 생각한다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NHN의 생각은 단순한 의미를 넘어선다. 회사 업무 공간은 단순히 직원의 업무 만족도와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직원들을 꿈꾸게 만든다는 것이 중요한 팩트다. 그런 의미에서 NHN의 신사옥은 그린팩토리가 아니라 ‘드림팩토리(Dream Factory)’다.

  어떤 조직이 최고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구성원 각자가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요소는 각자 구성원의 ‘꿈’이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자신의 일과 꿈을 나란히 추구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기업이 직원에게 각자의 꿈을 추구하도록 독려할 수 있다면 직원은 각자의 일에서도 보다 적극성을 발휘할 수 있다. 그꿈이 내집장만이던 해외여행이던 상관없다. 개인의 자기 목표 달성은 조직의 성장발전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기업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직원들은 꿈을 잃어가고 있다. 업무적인 이유에서든 개인적인 이유에서든 간에 생존문제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꿈꾸기를 그만둔다. 꿈꾸기를 그만두면 지금하는 일에 대해서, 그리고 삶 자체에 대해서 저도 모르게 나태해질 수 밖에 없다.

  경쟁이 심화되다 보면 기업도 인력을 업그레이드하는데 투자하지 못한다. 혹시 능력을 쌓아서 나가버리면 어떡하나하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수한 직원들이 퇴사를 하는 주된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의 직장은 더 이상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기업이 직원의 막대한 잠재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다.

  사람들이 자기 일에 계속해서 애정을 갖게 하는 요소는 두가지다. 하나는 자신이 뭔가 남다른 일을 한다는 느낌이고 또 하나는 자신들이 진보하고 발전한다는 느낌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아메리칸드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300년 동안 유럽인들은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들은 많은 재산을 가지고 오지는 못했지만 꿈을 가지고 왔다. 나라가 소유할 수 있는 가장 값진 자원은 그 나라 국민들의 꿈이라고 믿는다. 미래의 성공은 오늘 품고 있는 꿈으로부터 발전하기 때문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누구나 꿈을 좇아 산다. 단순히 생계를 위해서 하는 일은 사람을 권태롭게 만든다. 직원들이 꿈을 잃어버린 조직의 미래는 자명하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