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1000억클럽 `제2신화` 쓴다]<4> 네오플

[벤처 1000억클럽 `제2신화` 쓴다]<4> 네오플

2000년 12월. 충무로의 한 빌딩에 9명의 젊은이가 모였다. 4명의 대학 동문과 3명의 개발자, 웹기획자 등 출신도 서로 다른 이들은 젊은 패기 하나로 뭉쳐 작은 사무실에서 회사를 창업했다. 그리고 이 회사가 바로 세계적인 인기게임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네오플(대표 강신철)이다.

창업 초기 아이템은 뜻밖에도 게임이 아니다. 팔찌 형태로 전기 충격을 주는 잠깨는 기계가 첫 제품이다. 특허 등록까지 했지만, 자금이 없어 실제 제품을 생산하지는 못했다. 이후 2001년 게임으로 새로 방향을 정했고, 이때부터 네오플이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월급도 없이 숙식과 휴대폰비만 해결하면서 머리를 맞대고 개발을 진행했다.

처음 만든 게임은 ‘러브러브스튜디오’라는 미팅게임이다.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음에도 투자를 받게 됐고, 그 투자를 바탕으로 2003년에 개발한 ‘캔디바’라는 게임이 속칭 대박이 났다. 이후 캐주얼 야구게임 ‘신야구’로 인기를 이어가던 네오플은 2005년 던전앤파이터로 신화를 만들기 시작한다.

2D 횡스크롤 액션 게임인 던전앤파이터는 국내 회원수 1400만명, 동시 접속자수 20만명을 기록했다. 각종 수상도 잇따랐다. 2005년 4분기 디지털 콘텐츠 대상을 받았고, 2007년에는 대한민국게임대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한국 최고 온라인게임으로 인정받았다. 2008년 6월에는 중국에서도 공개서비스를 시작했다.

한참 전성기를 향해 달려가던 네오플은 또 한번의 전기를 맞는다. 국내 대표 온라인게임 업체인 넥슨의 자회사로 편입된 것. 넥슨은 네오플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됐고, 경영권을 인수했다. 네오플 자체로도 던전앤파이터를 성공적으로 만드는 것처럼 보였지만, 온라인게임 서비스 노하우와 마케팅 능력을 갖춘 넥슨의 합류는 그 이상의 결과를 가져왔다.

중국 서비스 시작 한달 만에 최고 동시접속자 수 50만을 기록하던 던전앤파이터는, 넥슨이 가세한 이후 적극적인 마케팅이 더해졌다. 그 결과 2009년 12월에는 최고 동시접속자 수 220만명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하며 중국 시장에서 독보적인 게임으로 자리잡게 된다.

지난해부터 넥슨 일본법인이 공식 퍼블리셔로서 던전앤파이터(일본 서비스명:아라드전기)의 일본 정식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지난 6월부터는 넥슨아메리카를 통해 북미시장에서도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던전앤파이터의 전 세계 회원 수는 2억명을 넘어섰다.

강신철 네오플 사장은 “던전앤파이터의 게임성과 서비스 노하우 덕분에 중국 시장에서 최고 온라인게임으로 등극했다”며 “중국 시장에 맞춰 낮은 PC 사양을 구현하고, 현지 문화에 특화된 콘텐츠를 업데이트 하는 등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해킹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한 것도 성공 요인의 하나였다. 중국이라는 시장의 특수성으로 인해 동시 접속자수 100만명을 넘어서는 데는 대규모 해킹에 대한 방어가 중요한 요소였고, 네오플과 넥슨은 이를 미리부터 준비했기 때문이다.

해외 서비스가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매출 증가와 함께 이익률이 엄청나게 높아졌다. 지난해 네오플은 매출 1558억원, 영업이익 1314억원, 순이익 1000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83%에 이른다.

강신철 사장은 “네오플은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신규 프로젝트를 개발해 새로운 신화를 써나가겠다”고 밝혔다.

<표>네오플 기업현황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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