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 2분기 9조5600억원의 매출과 8633억원의 영업이익, 1조389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3%와 31.4% 늘었고 분기별 당기순익은 71.2% 늘어났다.
하반기에는 국내에서 아반떼와 그랜저 등 인기 모델 신차가 출시되고 중국에서는 신형 베르나가, 미국에서는 에쿠스가 판매를 개시하는 등 신차 효과로 상반기보다 나은 실적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29일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고 내수 15만2465대, 수출 30만5029대, 합계 45만7494대의 자동차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2분기에 비해 17.8% 줄었다. 작년 2분기 노후차 교체 인센티브 기저 효과에다 올해 들어 기아차와 수입차의 공세 등으로 시장점유율이 줄었기 때문이다.
현대차를 구원한 것은 해외 부문이다.
수출이 전년보다 40% 늘어나면서 내수와 수출 비중이 1대2를 기록하며 수출 비중이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 수출 지역별로는 선진시장에서의 판매 확대는 물론 아중동ㆍ중남미 지역 등 신흥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금융위기 여파로 전체 차 판매가 줄어든 유럽시장에서도 현대차는 상반기 판매가 13% 늘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상반기 판매 85만5140대(내수 32만0397대, 수출 53만4743대), 매출액 17조9783억원(내수 7조8372억원, 수출 10조1411억원), 영업이익 1조5660억원, 당기순이익 2조517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작년 상반기 대비 27.4%, 영업이익은 93.1%, 순익은 무려 142.8% 늘어난 셈이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이날 실적 발표회에서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더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면서 "올해 초 세웠던 글로벌 판매목표치인 346만대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시장 중에서는 미국법인의 실적이 압도적이었다. 현대차는 이를 `신형 쏘나타 효과`로 분석했다. 기존 NF쏘나타에 비해 월등한 성능과 디자인 덕분에 적은 판매 인센티브를 제공하고도 판매가 크게 늘어난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형 쏘나타는 미국시장에서 3월부터 월 평균 1만8000대 이상 팔리면서 국내 판매치의 2배를 넘나들고 있다.
실제 미국 공장의 상반기 판매대수는 84.3%, 매출액도 72.3% 늘어나 타지역 공장을 큰 차이로 눌렀다.
현대차는 올 10월 미국시장에서 에쿠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제네시스 출시로 고급 세단 시장에서 대안적 브랜드로도 자리매김했다고 자평하는 현대차의 최종 목표는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같은 최고급 세단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에쿠스가 당초 예상보다 높은 6만달러 선에 판매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는 중국형 베르나 신모델이 8월부터 판매에 들어가면서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중국 정부가 1.6ℓ 이하 소형차 구매 시 세제혜택을 유지하고 있어 베르나의 성공 또한 점쳐진다.
현재 60만대 규모의 생산시설을 초과 가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8~9월께 베이징 순이지구에 3공장이 순조롭게 착공되면 2011년 말부터는 공급이 수요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8월 판매에 들어가는 신형 아반떼를 8만3000대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 달에 1만6000대 이상, 쏘나타를 넘는 인기몰이를 해보겠다는 회심의 승부수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현대차는 앞으로 생산대수 증대보다는 브랜드 가치 제고에 따른 `밸류 프라이싱` 전략으로 나아갈 것임을 시사했다.
박동욱 현대차 재경사업부장은 "브랜드가치 및 품질 향상을 거듭해 선두 회사들과의 가격 격차를 줄여 추가적인 이익을 내겠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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