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는 국내 모바일게임 업계 1위 업체다. 하지만 컴투스는 98년 창업 이후 올해 처음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 딜로이트 선정 아시아 500대 고속성장 기업에 뽑힌 바 있는 우량 벤처지만 올해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매출이 줄었다. 컴투스는 올해 매출 목표 402억원을 302억원으로 조정했다. 영업이익 목표 역시 120억원에서 46억원으로 크게 바꿨다.
#게임로프트는 세계 1위 모바일게임 업체다. 2007년 이후 둔화됐던 성장세는 올해 다시 반등의 조짐을 보인다. 이 회사 2분기 실적은 3360만 유로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 성장했다. 1분기에도 3300만 유로의 매출을 기록,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올해 매출 1억4000만 유로 돌파는 떼놓은 당상이다.
국내 1위와 세계 1위 모바일게임 업체의 엇갈린 명암이다. 승승장구하던 컴투스는 처음으로 날개가 꺾인 반면 정체 기미를 보이던 게임로프트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비단 컴투스 뿐만 아니다. 국내 모바일게임 업계 전체가 겪는 고통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집계한 `한국 게임시장 현황과 전망` 자료에 따르면 2009년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2608억원. 2008년 3050억원에 비해 14.5%나 줄었다. 지난 2002년 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한 후 매년 성장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2009년의 후퇴는 이례적이다. 그것도 모바일 게임 전성기라고 하는 스마트폰 시대에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은 위축됐다.
문화부와 진흥원은 올해 모바일게임 시장이 3020억원 규모를 기록, 2008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지만 가능 여부가 불투명하다. 컴투스 뿐만 아니라 게임빌이나 넥슨모바일 등 선두권 업체들도 모바일 시장에서는 제자리걸음이거나 실적이 하락하는 추세다. 여기에 이통사의 모바일게임 공급 업체 축소 전략에 따라 중소 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잘 나가던 모바일게임 업계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은 정부부처와 국회의 안일한 대응 때문이다. 스마트폰 열풍으로 오픈마켓이 황금광맥으로 떠올랐지만 정작 국내에선 스마트폰용 모바일게임을 만들어도 팔 곳이 없다.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안드로이드마켓 모두 게임 사전심의 제도를 이유로 게임 카테고리를 아예 없앴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해외 계정을 만드는 편법으로 외국 모바일게임을 사고 있다. 업체는 제품이 있어도 판로가 없고, 이용자들은 한글게임을 사고 싶어도 살 길이 없는 `웃기는` 상황이다.
문화부가 일정 요건을 지키면 사전심의를 면제해주는 내용을 추가한 게임법 개정안을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려 노력했지만, 청소년 게임 과몰입 대책을 담은 청소년보호법도 함께 통과시켜야 한다는 여성가족부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문화부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9월 정기국회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라며 “정기국회에서 통과돼도 3개월이 지나야 개정안을 시행할 수 있어 오픈마켓 정상화는 연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지영 컴투스 사장은 “스마트폰 게임 시장의 확대시기에 한국만 글로벌 오픈마켓이 열리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게임법 개정안이 하루빨리 통과돼야 모바일게임 업체들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표> 모바일게임 시장 현황과 전망(단위:억원, 2010년은 예상치)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게임법안 낮잠…스마트폰용 못 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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