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는 인터넷과 방송이 융합된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 미국에서는 인터넷TV가 주류 매체로 자리할 만큼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으며,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OS 주도의 업체들은 이러한 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최근 박승권 한양대 교수가 미국 민간 연구기관인 콘퍼런스보드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미 인터넷TV는 가정 내 콘텐츠 시청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전체 미국 가정의 20% 정도가 현재 인터넷TV로 전환한 것. 가장 많이 접속한 사이트는 지상파TV 홈페이지가 전체의 65%, 유튜브가 41%, 그 다음으로 팬캐스트, 아이튠즈, 훌루 등의 순이었다.
이 상황만으로도 해외에서는 방송과 관련된 `망 중립` 논의가 벌써 시작됐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실제로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해외에서도 어김없이 `망 중립`은 핵심 이슈가 됐다.
하지만, 방송 분야에서는 규제를 할 것이냐 과금을 할 것이냐라는 이슈보다는 오히려 플랫폼사업자가 앞장서 콘텐츠 주도권을 확보함으로써 동등 접근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방송사업자가 다른 점은 인프라사업자인 동시에 콘텐츠를 확보한 사업자라는 점이다.
미국 최대 케이블TV방송사업자 컴캐스트는 팬캐스트를 비롯한 10여개의 비디오 콘텐츠 웹사이트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해당 케이블TV의 콘텐츠를 볼 수 있는 TV 에브리웨어와 n스크린 전략도 실현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방송 콘텐츠와 접목해 SNS를 비롯한 애플리케이션에 네트워크를 내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활용하고 있다. 계열 PP를 통해 콘텐츠 장악력을 높이고 있는 것도 물론이다. 무선인터넷과 무선인터넷전화 등도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물론 최근 망 중립 논의에 다시 불을 지핀 최대 사건이 컴캐스트가 P2P업체인 비트토런트를 제한한 사건이었지만, 콘텐츠 장악에 가장 공을 들이는 모습은 망 중립 논의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박승권 교수는 “향후 오픈플랫폼이 발달함에 따라, 콘텐츠와 시청자가 직접 연결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 미디어의 주도권은 유지되겠지만, 콘텐츠 앱스토어가 상당히 파괴력 있는 독점적 콘텐츠 공급자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케이블을 비롯한 방송사업자도 이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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