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게임 업체에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처음으로 벌금을 물리는 징계 조치를 내렸다. 게임위는 그동안 시정요청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업체들의 악용을 막기 위해 앞으로는 강력 대처할 방침을 세웠다.
게임물등급위원회(위원장 이수근)는 서비스 하고 있는 게임의 `내용수정신고`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CJ인터넷(대표 남궁훈)과 엠게임(대표 권이형)에 대해 관할 행정기관에 행정처분 요청을 했다고 18일 밝혔다.
CJ인터넷은 `대항해시대`의 신고의무를 지키지 않았고, 엠게임은 `열혈강호온라인` `오퍼레이션7` `귀혼` 등 9개의 게임에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이하 게임법)에 따르면 `등급 분류를 받은 게임물의 내용을 수정한 경우에는 문화체육관광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24시간 이내에 이를 등급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규정을 위반하면 게임위가 시정요청을 내린다.
현행 게임법에 따르면 내용 수정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다만 과태료를 게임위가 직접 징수할 수 없기 때문에 징수 업무를 할 수 있는 관할 행정구청에 행정처분을 요청한다.
게임위의 과태료 처분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지속적인 시정요청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왔지만 업체들의 위반이 계속 이어지면서 과태료라는 보다 강력한 제재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범법자를 자꾸 만들 수 없어 웬만하면 시정요청으로 해결해왔다”며 “하지만 법에 의한 행정처분을 하지 않으니 이를 악용해 신고의무 위반 사례가 지속적으로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정요청 이후에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행정처분을 요청하는 등 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태료 처분을 받은 엠게임 측은 “고의적으로 신고를 위반한 것은 아니다”며 “퍼블리싱 게임의 경우 개발사가 신고를 하는데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고, 이벤트나 사소한 수정 등에 대해서는 일부 실수로 누락된 경우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월 1회씩 정기적으로 심의와 관련한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