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8 개각으로 내정된 총리, 장관급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0일 시작된다. 일부 후보자 대상으로 비리 의혹들이 추가되면서 여야 정치권은 한바탕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인사 청문회는 각 후보자들에 대한 도덕성 및 자질도 검증하지만, 앞으로 맡을 직책과 직무에 대한 이해도, 쟁점 사안에 대한 파악 등 업무와 관련한 준비 정도도 점검하는 것이 주된 목적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각 후보자들은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려 주요 정책 현안을 파악하고 예상 질의에 대한 응답을 준비하느라 `열공` 분위기가 한창이다.
총리 내정 이후 정부중앙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는 김태호 총리 후보자는 각종 정책 현안에 대한 학습에 이어 모의 청문회까지 열어 실전 감각을 익히기로 했다.
김 후보자는 그동안 총리실 간부들로부터 세종시 추진 상황 등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으면서 청문회에서 예상되는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 왔다.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사찰 파문, 4대 강 사업 등 쟁점 사안이 모두 포함됐다. 또 정부와 국회와의 관계설정, 여권 일각에서 제기된 개헌론 등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두루 섭렵했다. 18일에는 통일, 외교, 안보 등 지방자치단체장을 맡을 동안에는 다소 거리가 멀었던 분야에 대한 학습에 치중했다.
김 후보자는 마무리 차원에서 외부 전문가들을 패널로 초청해 `모의 청문회`도 열기로 했다. 실제 청문회처럼 첫째 날은 정책과 정치 분야, 둘째 날은 개인 신상과 관련된 항목으로 나눠 실전에 대비하기로 했다.
김 총리 후보자의 청문회 준비 단장을 맡고 있는 안상근 총리실 사무차장은 “김 후보자가 긴장 속에 열심히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이재오 특임 장관 후보자 등도 각각 일자리 창출과 개헌 문제 등 현안이 되고 있는 정책 사안에 대한 공부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청문회에서 각 후보자들이 준비한 정책 사안이 제대로 다뤄질지는 의문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 계좌와 천안함 유족에 대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를 비롯,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훈 지경부 장관, 신재민 문화부 장관 후보자 등을 놓고 자질을 거론하며 자진 사퇴 등 대대적인 정치 공세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회와 관료사회 안팎에서는 새 내각이 청문회 고비를 넘기더라도 그 여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