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차세대 디스플레이

[창간특집]차세대 디스플레이

# 올 하반기 국내는 물론 해외 휴대폰 시장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제품은 단연 삼성전자의 `갤럭시S`다. 이 제품은 지난 6월 출시 이후 70일만에 국내서 1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또 전 세계적으로도 이미 300만대 판매를 넘어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역사상 최초의 텐밀리언셀러(1000만대 판매)가 유력하다는 평가다.

특히 갤럭시S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던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차세대`라는 꼬리표를 떼고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력으로 자리잡았음을 선언한 제품이다. 갤럭시S에 탑재된 4인치 `슈퍼 아몰레드` 패널은 AM OLED 기판 위에 터치 패널을 내장해 선명한 화질을 더욱 돋보이게 한 것이 특징이다. 또 갤럭시S의 가볍고 슬림한 디자인을 가능케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AM OLED의 급부상은 세계 시장을 석권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과감한 투자와 공정 혁신이 큰 역할을 했지만, 국내 벤처기업들의 공도 크다는 분석이다.

장진 경희대 교수(정보디스플레이학과)는 “20여년에 이르는 국내 평판디스플레이(FPD) 산업 역사를 놓고 볼 때, 소재와 장비 및 제조 기술에서 원천 경쟁력을 갖춘 것은 AM OLED가 사실상 유일하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의적인 연구개발이 지속돼야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곧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현재의 LCD와 AM OLED와 같은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내 벤처기업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실제 AM OLED 부품소재 및 장비 부문에서 국내 중소 벤처기업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특히 부품소재의 경우 이미 90% 이상의 국산화율을 달성, 양산 초기부터 완전한 내재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향후 세계 시장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 시장 선점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유기 재료를 생산하는 덕산하이메탈의 경우 SMD가 사용하는 전체 재료의 과반 이상을 공급하며, 매출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이 업체의 올 상반기 OLED 소재 사업부문 매출은 12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OLED용 소재는 HIL(정공주입층) 및 HTL(정공수송층) 재료로, 적 · 녹 · 청 발광 재료들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정공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올해 OLED 소재 사업 전체 매출은 3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대표적인 OLED 소재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AM OLED 장비의 경우에도 SMD가 중소 벤처기업들과 지속적으로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 국산화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특히 에스에프에이 · 에스엔유프리시젼 · AP시스템 · 톱텍 등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의 AM OLED 장비 기술력은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SMD가 내년 2분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세계 최초의 5.5세대 AM OLED 양산 라인에도 국내 장비업체들이 대거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에스에프에이는 최근 720억권 규모의 통합 시스템 장비를 수주해 대박을 터트렸다. 이 회사가 그동안 수주한 단일 계약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한다.

문대규 순천향대 교수(디스플레이신소재공학과)는 “OLED 재료 및 장비 업체들이 2000년대 초반부터 수요 기업과 함께 연구개발에 적극 나선 것이 국산화 비율을 높이고 시장을 석권할 수 있도록 한 배경”이라며 “수요 기업의 국산화 의지와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의지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중소 벤처기업들의 활약은 이제 플렉시블을 비롯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펼쳐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디스플레이의 특성상 고온의 공정을 견딜 수 있는 플라스틱 기판 등의 분야에서 국내 벤처기업들의 적극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벤처기업들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장비 지원 및 빠른 상용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벤처업체의 한 관계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부품소재의 경우 연구개발 기간이 오래 걸리고, 리스크가 큰 특성이 있다”며 “정부 및 대기업들의 연구개발 지원이 조기에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도록 상용화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육성 전략>

정부는 세계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LCD 등 기존 디스플레이 산업의 주도권을 이어 나가기 위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다양한 연구개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지식경제부가 지난 5월 발표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 전략은 TV용 대면적 AM OLED 패널 및 OLED 조명용 패널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는 한편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인쇄전자 등 차세대 핵심 기술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대기업과 중소 벤처기업이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2013년께 대형 AM OLED TV와 OLED 조명 신시장 창출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올해 5.5세대급 증착장비의 수요연계형 개발 및 핵심 유기소재 개발에 85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30인치 이상 AM OLED TV 양산은 물론 8세대급 기술 개발로 연구개발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차세대 조명으로 주목받고 있는 OLED 조명 사업화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4세대급 패널 양산장비 개발과 인력 양성, 디자인 개발 등에도 올해 7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LG화학 등 민간 기업들도 2015년까지 5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향후 전망도 밝다.

2015년 이후 본격 상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핵심 기술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정부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핵심 기술인 플라스틱 기판, 공정 기술 및 장비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유리기판을 대체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용 플라스틱 기판 개발에 올해 100억원이 투입된다. 또 플렉시블 기판에 증착할 수 있는 AM OLED 공정 기술 개발 및 저온 플라즈마, 상압 기반 장비 등 생산 장비 개발에도 지속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공정인 인쇄전자 기술 개발도 올해부터 본격화될 예정이다. 정부는 미국와 유럽연합(EU) 등에 비해 취약한 인쇄전자 분야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발전 로드맵을 내달까지 산학연 공동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또 전북인쇄전자센터(전자부품연구원 부설)를 설립하고, 국제 연구개발 협력 활동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플렉시블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의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 올해 150억원 규모의 정부 자금이 투입돼 연구개발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며 “플렉시블 AM OLED 등 최종 제품의 본격 양산과 함께 국내 부품소재 및 장비 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AM OLED 시장 전망> (단위:만달러)

(자료:디스플레이서치)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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