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제조원가가 거의 4년 만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만 D램 업체들의 생산 비용이 증가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D램 업체들의 원가 절감이 한계에 왔다는 시각도 있지만, 하반기에는 미세 공정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제조원가가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14일(현지시각)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 2분기 D램 평균 생산비용은 1Gb당 2.03달러로 전 분기 2달러보다 1.5%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6년 3분기 이후 제조원가가 전 분기보다 상승하기는 처음이다. 이는 D램 제조원가가 지난 2005년 초 이후 매분기 평균 9.2%씩 하락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또 D램 제조원가는 지난해 3분기부터 지난 1분기까지 매분기 평균 1.7%씩 떨어졌다. 아이서플라이는 지난 1분기를 기준 시점으로 볼 때 2분기 D램 평균 제조원가는 실제보다 21%가량 감소했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D램 제조원가 하락률이 둔화하는 것은 최근 전 세계 D램 업체의 원가 절감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분기 D램 제조원가 상승은 대만 D램 업체가 미세 공정 전환에 차질을 빚은 탓이 큰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하워드 아이서플라이 수석 애널리스트는 “지난 2분기 원가 추이는 세계 5위 D램 업체인 대만 난야테크놀러지와 3위 업체인 일본 엘피다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난야는 4%가량 생산비용이 늘었고, 엘피다도 11%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난야는 지난 2분기 차세대 미세 공정 전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비트당 생산비용이 증가했다. 하지만 하반기 차세대 공정의 수율을 끌어올리면서 곧 제조원가는 하락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엘피다도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대만 D램 업체들에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위탁하면서 역시 제조원가가 급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체 생산비용이 적게 들지만 생산 능력의 한계로 대만 D램 업체들에 위탁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D램 업체들이 이머전 노광 기술 등을 이용해 차세대 미세 공정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면서 장기적으로는 원가 하락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아이서플라이는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