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전망 `32%↑`으로 하향 조정

올 하반기 들어 반도체 시장이 다소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당초 급상승을 기대했던 시장 전망이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연간 단위로는 견조한 회복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역대 최대 규모의 매출액은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3일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는 3020억달러(약 341조6828억원)로, 지난해보다 3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반기 수요가 주춤해지면서 앞서 내놓은 성장률 전망치 35.1%를 하향 조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연간 전체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사상 최대 기록을 달성했던 지난 2007년 시장 규모보다 280억달러 가량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품목별로는 역시 D램과 전압제어부품, 발광다이오드(LED), 설계가능논리소자(PLD), 데이터컨버터 등이 가장 높은 신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하반기 수요가 침체되는 분위기인 것은 사실이다. 아이서플라이는 올 4분기 반도체 매출액이 3분기에 비해 0.3% 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08년 말과 2009년 초 이후 전분기 대비 감소세를 나타내기는 처음이다.

데일 포드 수석 부사장은 “하반기 PC를 비롯해 몇몇 소비자 가전제품의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그동안 누적된 재고량 탓에 4분기 반도체 시장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전체 반도체 매출액 규모는 상반기에 비해 7.8%가량 늘어나는데 그칠 전망이다. 지난 상반기는 작년 하반기보다 10.7%나 상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줄어드는 것이다.

포드 부사장은 “불확실한 경기 여건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자 업종의 전체 공급망(SCM) 상황을 분석할 때 내년 반도체 시장은 착륙하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초의 상황처럼 극심한 시황 악화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이서플라이는 내년 반도체 시장이 올해보다 5.1%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올해부터 오는 2014년까지는 연평균 4% 이상의 완만한 성장률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